'망막색소변성' 실명 환자 희망

'망막색소변성' 실명 환자 희망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5.2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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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스터나 유전자 치료 후 시력 회복 가능성 확인
서울대병원 안과 박규형·윤창기 교수팀,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 

서울대병원 안과 박규형·윤창기 교수가 럭스트나 유전자 치료술을 집도하고 있다. ⓒ의협신문
서울대병원 안과 박규형·윤창기 교수가 럭스트나 유전자 치료술을 집도하고 있다. ⓒ의협신문

유전성 망막색소변성으로 법적 실명 상태인 30대 환자 2명이 '럭스터나 유전자 치료'로 시각 기능 회복이라는 희망의 빛을 볼 수 있게 됐다.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박규형·윤창기 교수팀은 최근 망막색소변성으로 법적 실명 상태인 A 씨와 시력 저하로 야맹증에 시달린 B 씨에게 '럭스터나 유전자 치료' 수술을 집도했다고 밝혔다.

두 환자는 이번 치료로 시각 기능 회복 가능성을 얻었다. 이는 유전자변이에 의한 다양한 유전성 망막 질환 치료에 있어 새로운 길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망막색소변성과 레버 선천성 흑암시증은 광수용체 세포의 기능 저하로 시력을 잃게 되는 유전성 질환. 망막과 망막색소상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100가지 이상의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이 질환은 주로 유소년기나 청년기에 증상이 시작돼 시간이 지날수록 진행한다. 30∼40대 젊은 나이에 실명에 이를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3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며, 국내에서도 비슷한 비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망막색소변성 환자 중 RPE65 유전자에 의한 경우는 전체의 1% 이내로 흔치 않다.

야맹증과 시야 협착을 초래하며, 특히 중심 시력과 전체 시야 손실을 동반하므로 삶의 질이 현저하게 낮다. 

망막색소변성으로 인한 실명은 사물을 분간할 수 없다거나 흐리게 보이는 시력 저하가 아니라 종종 완전한 암흑 상태에 놓일 수 있다. 따라서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시력 기능을 회복하기 위한 치료가 필요하지만 이렇다할 치료법을 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2017년 러셀 스티븐 교수팀이 [The Lancet] 저널에 발표한 'RPE65 매개 유전성 망막 이영양증 환자에서 보레티진 네파르보벡의 효능 및 안전성' 3상 임상시험 연구 결과, 완전 실명 환자에서 65%의 환자에서 시력 기능 개선 효과를 처음 보고하면서 돌파구를 제시했다. 이후 경과 관찰 연구에서도 시력 개선 효과가 유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임상시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유전성 망막 질환 유전자 치료제로 개발한 것이 '럭스터나' 다. 

대한안과학회·한국망막학회·대한유전성대사질환학회·대한의학유전학회 등에도 관련 연구 결과가 속속 보고되면서 올해 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받았다. 

투여대상은 이중대립유전자성(biallelic) RPE65 돌연변이에 의한 유전성 망막디스트로피(Inherited retinal dystrophy)로 시력을 손실하되 충분한 생존 망막 세포를 가지고 있는 소아 및 성인 환자 가운데 ▲RPE65 돌연변이의 유전자적 진단(biallelic pathogenic 또는 likely pathogenic RPE65 mutations) ▲투여 시점 기준 만 4세 이상 65세 미만 ▲양안 최대교정시력 0.3이하 또는 양안 시야 20도 미만이라야 한다. 충분한 생존 망막세포가 존재하면서 △빛간섭단층촬영 소견에서 후극부의 망막 두께 > 100㎛ △안저소견상 후극부 내 위축 또는 색소 변성이 없는 망막면적이 시신경유두 면적의 3배 이상 존재 △Goldmann III4e isopter 또는 이에 상응하는 것으로 측정한 시야가 중심 30도 이내에 남아 있는 경우 등의 조건을 충족한 경우에도 투여할 수 있다. 단, 시야 측정이 어려운 경우 다초점망막기능지형도검사(Multifocal Electroretinogram) 결과 등과 의사소견서를 첨부하면 사례별로 투여를 인정받을 수 있다.

안과 박규형·윤창기 교수는 일주일에 걸쳐 망막세포에 정상적인 RPE65 유전자의 복사본을 전달하는 유전자 주입술을 집도했다. 

박규형 교수(안과)는 "이번 유전자 치료는 젊은 나이에 실명으로 진행하는 유전성 망막질환 자들에게 시력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는 첫 번째 유전자 치료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이는 향후 다른 유전변이에 의한 유전성 망막질환 연구 및 치료제 개발에 있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형 교수는 "두 명 환자 모두 퇴원 후 시각 향상을 경험하고 있으며,  긍정적인 회복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6월 초에 내원해 시기능 검사를 통해 호전 여부를 추가로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대병원은 RPE65 돌연변이를 확인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 시스템,  시야 광역치 측정 장비, 저시력자의 암순응 시력을 측정하는 다중 휘도 운동성 검사(Multi-Luminance Mobility Test, MLMT), 콜드체인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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