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순 한림의대 교수팀, 저명 국제학술지 'Gut Microbes'에 연구 발표
치료 어렵고 치명률 높은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 감염 위험 높여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내 항생제 내성전파 활성화…위산억제제 남용 줄여야
위산억제제와 항생제 병용 처방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내 항생제 내성전파를 활성화해 다제내성균 감염 위험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승순 한림의대 교수 연구팀(춘천성심병원 감염내과·김봉수 한림대 생명과학과 교수·이임창 박사)은 이같은 연구결과를 미생물학 분야 저명 국제학술지 <Gut Microbes>(IF=12.2)에 게재했다. 논문 제목은 '양성자펌프억제제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내 항생제 내성 유전자 전파를 활성화시켜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Proton pump inhibitors increase the risk of 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 colonization by facilitating the transfer of antibiotic resistant genes among bacteria in the gut microbiome)'.
다제내성균 감염증 중 하나인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감염증'(Carbapenem-resistant Enterobacteriaceae·CRE)은 항생제인 카바페넴 계열에 내성균이 주 원인이며, 효과적인 항생제가 많이 없어 치료가 어렵고 치명률이 높다. 하지만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체계적 연구와 항생제 이외 약제의 영향성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상황이어서 연구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연구팀은 중환자실에 입원 후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 보균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 총 282명의 임상 정보를 비교 분석해 CRE 감염의 위험 요인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매커니즘 연구를 수행했다.
분석 결과, 항생제와 위산억제제의 병용 투여가 CRE 감염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을 통해 항생제와 위산억제제를 동시 처방할 때 마이크로바이옴의 변화와 다양한 세균들 사이에 항생제 내성 유전자의 전파가 위산억제제 비 처방군에 비해 활발히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항생제 처방 시 위산억제제(특히 양성자펌프억제제) 동시 처방에 주의해야 하며, 위산억제제의 과다 사용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 영향을 미쳐 CRE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생제와 위산억제제의 적정 사용 전략 마련 및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승순 교수는 "CRE는 현재 치료제가 제한적이며 균혈증 발생 시 사망률이 높아 세계적으로 긴급한 항생제 내성 위협으로 보고되고 있다"라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임상에서 위산억제제 남용을 줄여야 하는 근거를 마련했으며, 향후 다제내성균 치료 및 저감을 위한 임상 관리 방안 마련과 마이크로바이옴 활용법 개발 연구를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 '병원기반 인간마이크로바이옴 연구개발 사업', 교육부 '기초연구사업', 과학기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