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영 교수 지음/도서출판 에어도스 펴냄/212쪽/1만 7000원
가만이 누워 있으면 벌레가 스멀스멀 기어가는 느낌이 든다. 시리고 화끈거리거나 가려워서 도저히 잠을 청할 수 없다. 다리의 불편함으로 수면장애·우울로 인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하지불안증후군'의 원인과 증상은 물론 치료 방법까지 속속들이 제시한 책이 나왔다.
정기영 서울의대 교수(서울대병원 신경과)가 [하지불안증후군-참을 수 없는 다리의 불편함]을 펴냈다. 저자는 25년 이상 하지불안증후군을 연구하고 환자를 진료한 경험을 토대로 전문 지견을 총망라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을 앓은 경험이 있는 저자는 환자를 더 잘 이해하는 입장에서 증상에 맞는 현실적인 치료 방법과 관리 방법을 제안했다.
정기영 교수는 국제하지불안증후군연구회에서 이례적으로 네 번의 연구자 상을 받았고, 이사로 선출됐다. 대한수면학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한수면연구학회장·대한뇌파연구회장을 맡고 있다. 2022년 미국수면학회(AASM) 펠로우로 선정됐다. 뇌질환 및 수면장애 분야에서 300여 편의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2023년 건강한 수면 방법을 제시한 [잠의 힘]을, 수면의학 입문서 [증례로 배우는 수면장애]를 펴냈다.
하지불안증후군 발병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저자는 의학 정보를 24개의 장으로 정리하고 있다. 책 전반부에서는 원인, 진단, 유사질환과 같은 기초정보는 물론, 애매모호하여 간과하기 쉬운 '다리 불편감'을 구체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증상에 대한 독자의 정확한 이해를 돕는다.
"생생한 증례와 최신 연구결과를 함께 실었기 때문에 환자나 일반인은 물론, 하지불안증후군에 관심을 가진 의료진에게도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정기영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의 해법을 찾는 모든 분께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기영 교수는 "하지불안증후군의 심한 정도는 환자별로 상당히 다르고, 증상의 기복이 있다"면서 "약물 치료는 한 번 정하면 변함없이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증상의 변화 상황을 잘 살펴보고 개인별 맞춤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하지불안증후군은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 질환이기는 하나 혈압이나 혈당처럼 수치로 보이는 지표가 없는 질환"이라고 밝힌 정기영 교수는 "자신의 증상을 잘 파악하고 잘 기록하여 의사에게 자세히 얘기해야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다"면서 "평소 자신의 증상을 잘 관찰하고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