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결' 소식에 압박 더한 정부, 모집 요강 발표 직전 단속 양상
제주대·전북대 재심의 끝 통과…'부결' 경상국립대·경북대
의료계, 학칙·수시 모집요강 '보류' 요청 등 고군분투
2025학년도 대입 모집 요강 공고일이 2일 앞으로 다가왔다. 의대 증원을 위한 학칙 개정 결정을 하지 않은 대학교가 8곳으로 집계된 가운데, 교육부가 이달 개정을 미완료한 대학에 '시정명령'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의 행정명령 압박은 이달 초에도 있었는데 일부 대학의 학칙 개정 '부결' 소식이 최근까지도 전해지자, 다급히 단속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에 따르면, 27일 기준으로 의대 증원 학칙개정을 완료한 대학은 총 21곳. 심의를 통해 개정을 통과시킨 대학까지 더하면 24곳이다.
앞서 심의 '부결' 소식을 전했던 제주대와 전북대는 27일 재심의를 통해 결국 학칙 개정을 결정했다.
제주대 교수평의회와 대학평의원회는 27일 제주대 본관 3층 회의실에서 학칙 개정안을 재심의, 학칙을 가결했다.
이번 가결에 따라, 제주의대는 현 입학 정원인 40명에서 100명으로 정원을 확대했다. 2025학년도에 한해선 전체 증원분 60명의 50%를 반영, 70명을 선발한다.
전북대 역시 27일 대학평의원회에서 학칙 개정안을 가결시켰다. 전북의대 입학 정원은 현재 인원인 142명에서 200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전북의대도 2025학년도에 한해 증원분 50%만을 반영, 내년엔 171명의 신입생을 뽑는다.
아직 결정 보류 상태인 대학은 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가천대·가톨릭관동대·성균관대·순천향대·연세대 미래(원주) 8곳이다.
이중 경북대와 경상국립대는 최근 학칙 개정 '부결' 소식을 전했다.
경상국립대는 지난 22일 교수대의원회와 대학평의원회에서 부결을 결정했다. 오는 29일 학칙 개정 재심의 진행 계획을 밝혔지만, 결과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경북대는 16일과 23일 평의회에서 진행한 학칙 개정 투표에서 모두 '부결' 결론이 났다.
각 대학 입시모집 요강 발표일은 31일로 단 2일 남겨둔 상태. 부결 소식을 전한 경상국립대·경북대를 포함해 8곳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는 27일 브리핑에서 오는 31일 각 대학이 모집 요강을 공표한 뒤 행정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각 대학 의대 증원 교칙 미개정에 대한 시행명령조치를 예고했었는데, 최근까지 '부결'소식이 들려오자 '행정 조치'를 다시 입에 올리며 단속에 나선 것이다.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르면 의사·교사 양성 등과 관련한 입학 정원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는 대로 따라야 한다고 돼 있다"며 "오는 31일 이후 6월 초에도 학칙개정이 완료되지 않은 곳이 있다면 시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계는 학칙·수시 모집요강 '보류' 등 마지막 보루 사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3일 각 대학 총장에 "아직 우리나라 의료를 제자리로 돌릴 수 있는 마지막 열쇠를 총장들께서 쥐고 있다. 학생들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고뇌한 교수들의 부결 결정을 뒤집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27일 전국의대교수들과 공동으로 진행한 긴급 기자회견에서는 입시 요강 발표 보류를 요청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기자회견 중 성명서를 내고 32개 대학 총장들에 "관련 법원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대학 입시요강 발표를 중지해달라"면서 사법부에도 "의학교육현장 붕괴를 막을 수 있도록 정부에 '대법원 최종 결정 전까지 입시요강 발표 등의 행정 절차를 중지하고, 대법원 재판에 즉시 협조하라'는 '소송지휘권'을 발동해달라"고 촉구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24일 제2차 대학입학전형위원회를 열고, 내년 의대 모집정원을 4567명으로 변경하는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승인했다.
대교협은 오는 30일 대학별 의대 모집 인원, 수시·정시와 지역인재전형 선발비율 등 세부 사항을 발표할 계획이다. 각 대학들은 오는 31일까지 수시 모집요강을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