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웅 의장 "의료계 의견 버림받으며 한국 의료 한계 봉착"
서울·경기·인천 의료단체 대표 연대사 "원점 재논의해야"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정책, 필수의료패키지로 인해 무너져 내린 대한민국의 의료가 사망했다고 진단한 의료계가 국민과 함께 K-의료를 수천개의 촛불로 애도하고 나섰다.
대한의사협회는 30일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국민과 전공의, 의대생들과 함께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한미애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부의장은 이날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의 '대한민국 정부 한국 의료 사망선고 애도사'를 대독, "비장한 각오와 비통한 심정으로 무너져 내리는 한국 의료에 대해 함께 위로하고 애도하기 위해 자리에 나섰다"고 밝혔다.
애도사에서 정부와 권력이 K-의료를 죽였다고 진단한 김교웅 의장은 "의료계가 의사인력의 탄력적인 조절을 위한 독립적인 기구를 만들고 장기적으로 정원 조절을 해나가자는 제안을 했고, 의사양성에서는 역량과 질적 평가가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한다고 강한 외침을 보냈지만 결국 버림받았다"고 비판했다.
김 의장은 정부의 고집에 의료현장을 든든히 지켜왔던 전공의가 사직하고 병원을 떠나 돌아올 기약이 없고 의대생들은 수업거부와 휴학으로 학교를 떠난 현 상황을 우려하며 "정말 한계에 와버렸다. 의료계에서는 한국의료의 장기 침체가 복원력을 가질 수 없다는 암울한 전망에 자포자기 상태다. 우리 의사들은 분노하고 원망하고 한국의료를 떠나보내며 애도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집회에는 서울특별시의사회장을 비롯해 경기도의사회장, 인천시의사회장은 수도권 전역에서 활동하는 의사들을 대표해 참석, 연대사를 발표했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은 "세계 최고의 의료시스템을 가진 대한민국에서 정부가 얻고자 하는것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정부는 의사들에게 공공재라는 호칭을 하고 있다. 90%이상을 민간에 의존하고 공공기여가 가장 적은 나라인 대한민국에서 의사를 공공연하게 공공재라 칭하면서 사직금지명령, 업무복귀명령, 사직서수리금지명령, 집단행동금지명령 등 명령을 남발하며 무자비하게 탄압을 가해왔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가 자발적으로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이 돌아오길 원한다면 탄압을 멈추고 돈만 쫓는 의사라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한다"며 "지금이라도 잘못된 정책에 방향을 바꾸고 의사가 환자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연대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쓴 소리를 뱉었다.
이동욱 회장은 "공권력을 앞세워서 자유대한민국에서 일방적으로 의사를 범죄자 취급하면서 망국적 정책을 추진하면 윤석열 대통령은 역사에 실패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정부가 의사 증가 속도가 세계 최고인 대한민국에서, 인구 절벽을 앞에 둔 대한민국에서 의사만 늘려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어떤 희생과 대가를 치르더라도 대한민국 의료를 반드시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철원 인천시의사회장은 "정부는 필수의료패키지와 2000명 의대증원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외면하고 거짓 선동을 진실인 양 왜곡하고 있다"며 "고귀한 생명을 지키며, 숭고한 사명감으로 현장을 지키는 전공의들과 그 길을 가려는 의대생들을 지켜달라.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고 과학적 검증을 통한 의대정원 결정 과정을 반드시 관철하자"고 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