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시작된 'G-CSF' 연구 통해 국내 첫 FDA 허가 바이오신약
미국 시장에서 매분기 200억원대 매출…중국·중동·동남아 진출 추진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 바이오신약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의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진출(제품명:롤베돈)에 이어 중국 및 중화권, 중동, 동남아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두고 해외 기업과의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롤론티스는 바이오신약 분야 연구에 천착해온 한미약품의 의미있는 성과다. 2010년대 초반 첫 연구를 시작해 2012년 미국 스펙트럼사에 기술수출 했으며, 미국 등에서 진행한 글로벌 임상 3상의 우수한 결과를 토대로 2022년 미국 FDA 허가를 받았다.
특히 롤론티스는 호중구 감소를 치료하는데 사용되는 단백질의 일종인 G-CSF에 약효를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독창적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탑재해 투약 사이클을 크게 늘린 바이오신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1990년대 후반 형질전환 유산양(염소)의 젖으로부터 G-CSF를 생산하는 실험적 연구를 진행했다. 의약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형질전환 동물을 국내산 흑염소를 이용해 개발한다는 점에서 당시 학계의 큰 주목을 받기도 했고, 정부는 이 연구를 G7 프로젝트로 선정해 지원하기도 했다.
한미약품은 이 연구를 위해 유전자 조작 및 수정란 이식, 동물사양 관리 분야 등 각계 전문가들을 총 망라해 연구팀을 구성하는 등 불모지와 다름없던 국내 형질전환 연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형질전환 유산양 4세대 탄생까지 성공하고 동물을 통한 G-CSF 생산의 가능성까지 확인했지만 형질전환 개체의 불안정적 성장과 각 개체당 일정하지 않은 생산, 개체를 외부와 철저히 격리된 환경에서 사육해야 하는 등의 생산비용 문제로 이 연구는 상용화의 길로 접어들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연구를 통해 얻은 교훈과 G-CSF에 대한 연구 역량은 2000년대 후반 '랩스커버리'를 통한 지속형 G-CSF 후보물질을 도출할 수 있게 했고, 2012년 기술수출과 2022년 FDA 허가까지 이어졌다.
롤베돈이란 브랜드명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롤론티스는 미국에서 매 분기 2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바이오신약의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의 판권은 스펙트럼을 인수한 미국 제약기업 '어썰티오'가 보유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롤론티스의 성공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 기지인 '평택 바이오플랜트'의 경쟁력도 동시에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평택 바이오플랜트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롤베돈' 원액을 생산해 현지에 공급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롤론티스는 한국의 33번째 신약이자, 항암 분야에서 바이오신약으로 FDA 허가를 받은 첫 번째 제품"이라면서 "롤론티스 개발 히스토리를 통해 얻은 한미의 독창적 R&D 역량은 다양한 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으로 이어져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