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1년간 다른병원 지원 불가? "법률 위임 없는 내부 지침으로 전공의 위협"
의학회 "급격한 의대 증원, 교육·수련 부실화, 의료비 증가, 이공계 파탄 부작용" 우려
대한의학회는 7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의 전공의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 철회 발표와 관련, "독선적 행정을 중단하고, 의료계와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라"는 입장을 밝혔다.
의학회는 보건복지부가 사직서 수리금지명령을 철회하면서 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만 중단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대다수 전공의들의 복귀를 어렵게 하는 차별적 행정"이라면서 "이런 조치는 의대 교육과 전공의 수련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으며, 수련병원의 진료 정상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6월 4일 기자회견에서 전병왕 실장이 "'전문의 수련규정'에 따라 사직 전공의는 1년간 다른 병원에 전공의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내부적 지침을 이용하여 사직 전공의를 위협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법령과 지침을 자의적으로 적용, 법치행정의 기본을 흔들고 있다"며 "법률에서 아무런 위임도 없는 보건복지부 내부 지침을 마치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것처럼 휘두른 것"이라고 직격했다.
"A 기업을 사직했다고 1년이 지나야 B 기업에 취직할 수 있다고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런 식의 압박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한 의학회는 "이런 압박은 필수의료 전공의들이 아예 그 전문과목을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뜻을 품고 필수의료를 전공했는 데 사직했으니 1년이 지나야만 동일 전공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대다수 전공의들은 아예 그 길을 포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학회는 "정부의 급격한 의대 증원은 의대 교육 파탄, 전공의 수련 부실화, 국민의료비 증가, 이공계 인력 파탄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한다. 정부는 이런 부작용에 대한 진중한 고려 없이 급격한 의대 증원을 강요했다"면서 "6월 4일 사직서수리금지명령 철회와 이어지는 차별적 행정처분 역시 전공의들을 아예 필수의료 밖으로 내모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방적 정책추진, 일방적 명령, 일방적인 철회로는 결코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 의학회는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앞으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정부의 진지하면서도 성실한 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이러한 진지한 대화가 없다면 현 사태는 장기화되고 결국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이라며 "정부가 진정성 있는 태도로 의료계와 현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재차 요청했다.
정부는 독선적 행정을 중단하고 의료계와 진지한 대화를 시작하라
- 6월 4일 정부의 전공의 사직서 처리 관련 발표에 대한 대한의학회의 입장문
2024년 6월 4일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은 사직 전공의들에 대한 사직서수리 금지명령과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조 장관은 이 결정은 의료계의 요청을 받아들여 진료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내린 조치이며 수련병원장들이 전공의들의 복귀를 설득하라고 요청하였다.
전공의들을 겨냥한 사직서수리금지명령은 전공의들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처분으로 전면 취소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복지부는 사직서 수리금지명령을 철회하며 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만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대다수 전공의들의 복귀를 어렵게 하는 차별적 행정이다.
대한의학회는 이런 조치가 의대 교육과 전공의 수련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으며, 수련병원의 진료 정상화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임을 우려한다. 또한 이번 발표에서 보건복지부가 법령과 지침을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점들이 있으며 이는 법치행정의 기본을 흔드는 것이라는 점이 우려된다.
6월 4일 기자회견에서 전병왕 실장은 '전문의 수련규정'에 따라 사직 전공의는 1년간 다른 병원에 전공의 지원이 불가능하다고 발언하였다. 전병왕 실장이 언급한 내용은 대통령령인 '전문의 수련규정'이 아닌 보건복지부 내부 지침(수련병원(기관) 지정 및 전공의 정원책정 방침)에 있다. 보건복지부는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내부적 지침을 이용하여 사직 전공의를 위협하고 있다.
법률에서 아무런 위임도 없는 보건복지부 내부 지침을 마치 대외적 구속력이 있는 것처럼 휘두른 것이다. 아무런 법률적 근거나 계약 조건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한 젊은이가 A 기업을 사직했다고 1년이 지나야 B 기업에 취직할 수 있다고 제한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이런 식의 압박은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런 압박은 필수의료 전공의들이 아예 그 전문과목을 포기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뜻을 품고 필수의료를 전공했는
데 사직했으니 1년이 지나야만 동일 전공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대다수 전공의들은 아예 그 길을 포기할 것이다.
6월 4일 기자회견에서 조규홍 장관은 사직서수리금지명령 철회를 의료계가 요청했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의료계는 그런 조치를 요청한 적이 없다. 물론 일부 병원장이 선의의 마음으로 전공들의 사직서를 수리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들의 요청이 철회라는 교묘한 방법으로 둔갑하여 복귀 전공의와 사직 전공의를 차별하는 수단으로 악용될지는 몰랐을 것이다.
의사는 약 처방을 할 때 치료 효과는 물론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을 신중하게 고려한다. 부작용을 염두에 두지 않으면 환자에게 큰 해를 끼칠 수 있다. 정부의 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정책의 효과 뿐 아니라 부작용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정부의 급격한 의대 증원은 의대 교육 파탄, 전공의 수련 부실화, 국민의료비 증가, 이공계 인력 파탄 등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한다. 정부는 이런 부작용에 대한 진중한 고려 없이 급격한 의대 증원을 강요했다. 6월 4일 사직서수리금지명령 철회와 이어지는 차별적 행정처분 역시 전공의들을 아예 필수의료 밖으로 내모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대한의학회는 정부가 더 이상의 독선적 행정을 그만두기를 진정으로 바란다. 일방적 정책추진, 일방적 명령, 일방적인 철회로는 결코 현 사태를 해결할 수 없다. 대한의학회는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앞으로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계와 정부의 진지하면서도 성실한 대화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대한의학회는 이러한 진지한 대화가 없다면 현 사태는 장기화되고 결국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며, 정부가 진정성 있는 태도로 의료계와 현안을 논의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요청한다.
2024년 6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