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선 의료정책연구원장 "보정심, 전문가 의견 무시되는 구조"
강대식 부회장 "정부 건강보험제도 운영 많은 부분 위임해야"
의료계가 집단휴진을 앞두고 다시한번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의사결정 구조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점을 짚었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14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진행된 대한의학회 2024년 학술대회에서 '바람직한 의료정책' 세션을 개최했다.
이날 주제 발표를 진행한 안덕선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은 보건의료 정책 결정을 하는 정부 주도의 의사결정 기구의 불합리적으로 구성됐다고 비판했다.
의대정원 증원을 결정을 논의했다고 알려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대표적인 예시로 든 안덕선 원장은 "보정심은 보건의료에 관한 주요 시책을 심의하는 기구고 의대정원을 결정했다고 알려졌지만, 2024년에는 1번 회의가 열린게 전부다. 2023년에는 2번, 2022년에는 한차례의 회의도 열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보정심 위원 구성의 문제점도 짚은 안 원장은 "전문가 의견은 무시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며 "관료주의적 기구"라고 지적했다.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의료 정책에 대한 변화를 추진하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다는 점도 언급했다.
지난 1997년 12월 '의료개혁위원회' 정책보고서에 포함된 ▲의료인력 양성 및 관리 현황과 개선방향 ▲의사인력의 양적 확대보다 질적 향상에 중점 ▲전문의 증가와 개업 보편화 문제 ▲적정 수준의 1차 진료의 인력 확보 ▲전문 과목별 적정 인력수급, 전문의 인력 효율적 활용 등을 언급한 안 원장은 "지금 정부가 추진하고자하는 내용과 별반 다를게 없다"며 "보건의료 정책의 지속적 변화를 추구하기 위한 사회적 중개기구 육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997년에는 의대 정원 10% 축소안이 있음에도 정부는 그동안 여러 정부에서 의대 증원을 추진했왔지만 의사들의 밥그릇 싸움으로 한번도 추진되지 못했다고 말한다"며 "정부 주도의 거짓말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덧붙였다.
주제 발표 이어진 토론에서 의료 전문가들은 현재 의료 정책의 결정구조가 불합리한 구조로 형성됐다는 안 원장의 주장에 공감했다.
강대식 의협 상근부회장은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은 보험자, 공급자, 이용자 등 3가지 축으로 이뤄져있다"며 "보험자는 원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담당해야하는데 실제로는 보건복지부가 전체를 관장하고 있다. 건보공단은 ATM 수준으로 큰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가 건강보험제도의 운영을 잘하기 위해 법 규제나 명령을 통해 하기보다 자율에 맡길 수 있게 많은 부분을 위임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한숙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의료정책에 의사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며 "전문가 정책 참여 기회를 늘렸음에도 정부나 관 쪽으로는 의사들의 참여도가 낮다. 의사 출신들이 다양한 활로로 펼쳐진다면 의료 현장과의 소통에서도 역할을 많이하고 의료 현장의 이야기가 정책에 즉각 반영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