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집단휴진 직전 의대생·전공의 불러 한 일이...

의협, 집단휴진 직전 의대생·전공의 불러 한 일이...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6.17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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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x투비닥터 토크콘서트 "젊은 의사 목소리 기다린다, 꼭 반영할 것"
사직 전공의 채동영 의협 홍보이사 "지금이 우리 목소리 내야 할 때"
"콜센터, 상설정책팀, 정책이사, 범대위 공동위원장 자리, 모두 전공의 기다려"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와 의대생 단체 투비닥터가 17일 공동 주최한 토크콘서트에는 의대생과 전공의 150여명이 몰렸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가 의대생·전공의와 소통을 위해 개최한 토크콘서트는 사전예약만 150명이 몰리며 열기가 뜨거웠다. 의대생과 전공의로부터 가장 많이 나온 요청 역시 의협과 소통을 강화해달라는 것이었다. 

의대생 단체인 '투비닥터'와 의협은 17일 성암아트홀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고, 의대생과 전공의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크콘서트 중 '의협에게 묻는다' 세션에서는 의협의 채동영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과 최안나 총무이사 겸 대변인이 사전 및 현장질문에 답했는데, 1시간가량 이어진 질문 대부분이 소통에 관한 것이었다.

'의협이 정부보다도 대한전공의협의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와 더 많이 대화해달라'는 요청에 최안나 이사는 "정말로 우리(의협)가 원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최안나 이사는 "의대생과 전공의가 중심이 되는 정책팀을 의협 내에 설치하고 상시적으로 의견을 반영할 수 있게 운영할 예정이다. 의대생과 전공의가 원하는 모든 걸 반영하겠다"며 "이런 의견들 모두 회원 권익센터 콜센터로 언제든 연락주시면 빠짐없이 확인하고 공유하겠다"고 말했다. 

2020년에 의대생이었다는 사직전공의는 '몇몇 보도를 보면 2020년 전공의 패싱 악몽이 떠오른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에 채동영 이사는 "2020년 당시 나도 학생이었기에 걱정이 많을 걸 이해한다. 2020년에도 지금도 오해가 쌓여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 있지만, 그 해결법은 소통밖에 없다"며 "전공의 의견을 반영하려고 누구보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의협에서도 전공의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전공의가 의견을 준다면 반영되지 않을 리도 없고 않을 이유도 없다"며 "전공의 의견을 배제하고 정부와 협상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 부분 걱정은 좀 더 거둬도 된다"고 했다. "어떤 창구를 통해서든 의대생과 전공의 의견을 많이 달라"고도 덧붙였다.

ⓒ의협신문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겸 대변인, 채동영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 (사진 오른쪽부터)[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최안나 이사도 "모든 투쟁은 오직 의대생과 전공의 후배 여러분을 위해, 여러분이 빠르게 제 갈길로 돌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함"이라며 "의협에서 구성하는 범의료계 대책 특별위원회도 공동위원장을 의협회장과 대전협 비대위원장으로 동등하게 두고 있다. 그만큼 전공의 의견을 중시하고 있으며, 대전협이 함께해주길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말까지 휴학을 감행해도 강제 진급될까 두렵다는 의대생에게는 "정부가 수업을 듣지 않았는데 강제로 진급시키는 그런 말도 안되는 정책을 하도록 두지 않겠다"며 "이처럼 모든 법과 제도를 어겨가며 정책을 폭압적으로 강행하는 비민주적 선례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외에도 전공의 등 젊은 의사를 대상으로 한 정책공모전을 예고하며, 해당 공모전을 통해 의협 정책이사를 새로 임용하겠다고 밝혔다. 

김경훈 투비닥터 대표는 이번 행사를 두고 "의대생과 전공의로부터 수요도 예상 이상이었고, 질문 등 반응도 생각보다 많았다"며 "전공의와 의대생이 의협과 소통 요구가 많았다는 걸 이번에 상당히 체감했다"고 평했다. 

채동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이 '의료정책 리뷰 첫걸음 - 우리는 왜 싸워야 하는가' 강연을 통해 의료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채동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 겸 부대변인이 '의료정책 리뷰 첫걸음 - 우리는 왜 싸워야 하는가' 강연을 통해 의료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한편 의협의 두 이사는 질의응답 전 강연을 통해 통해 의료정책과 보험체계를 설명하고, 젊은 의사와 예비 의사들이 더욱 목소리를 내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채동영 이사는 '의료정책 리뷰 첫걸음 - 우리는 왜 싸워야 하는가'라는 제하의 강연에서, 현실을 바꾸려면 젊은 의사들이 적극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동영 이사는 "진료만 해서는 좋은 의사가 될 수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며 "간호법, 실손청구 간소화, 수술실 CCTV, 면허취소법, 수탁고시, 수도권 6600병상 증설, 성분명처방, 처방전리필제 등 무시무시한 정책들이 통과되는 동안 학교에서 열심히 공부만 한다면, 배운 진료를 현장에서 전혀 써먹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정책이 이렇게까지 이른 것에는 선배 의사들의 잘못도 분명 있지만, 지금 우리가 관심갖지 않는다면 마찬가지로 미래 후배에게 원망받는 선배가 될 것"이라며 "의협은 물론 교수도 공무원(정부)도 의대생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지금이야말로 목소리를 내면 정말로 바뀔 수 있는 시기"라고 호소했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겸 대변인은 정부 정책을 지역의료 붕괴 원인으로 지목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총무이사 겸 대변인.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최안나 이사는 '의료보험 이해 첫걸음'이란 강연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무너져 온 과정을 되짚었다. 보험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미뤄온 탓에 현 의료붕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2018년부로 상급종합병원 특진료를 폐지한 것을 지역의료 붕괴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안나 이사는 "갓 면허를 따고 개원한 의사와 수십 년을 대학병원에서 일한 교수의 진료는 질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같은 진료비를 내는 게 말이 안 된다"며 "같은 값이면 서울 빅5 병원 유명한 교수에게 환자가 몰리기 마련"이라고 짚었다.

"정부의 수가체계와 KTX 발전으로 인해 수도권 병원이 환자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며 지역의료가 무너졌다"고 꼬집은 최안나 이사는 "전국민의료보험은 단기간에 굉장히 무리하게 이뤄졌기에 개선 요구가 꾸준히 있었다. 그러나 소득수준이 높아진 현재까지도 편법으로 땜질만 했기에 현 시점에 이르러 의료체계 문제가 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의 투쟁에 대해서도 "우리가 제대로 된 진료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돼야 그 혜택이 환자에게 돌아간다"며 "여러분이 더 나은 환경에서 제대로 된 의사가 되는 것이 곧 국민을 위한 일이라는 점을 결코 잊지 말고, 그를 위한 투쟁이라 생각하며 힘내셨으면 한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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