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의원이 후배들에게 "어두운 시간, '이렇게' 보내자"

이주영 의원이 후배들에게 "어두운 시간, '이렇게' 보내자"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6.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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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낙수'의사, 국회의원에 이르기까지 "세 번 찾아왔던 좌절"
"의료계 뉴스 당분간 끊고 스스로에 집중해보라…끝없는 어둠은 없어"

ⓒ의협신문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17일 대한의사협회-투비닥터 토크콘서트에서 후배 의대생·전공의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4개월여간 투쟁으로 지친 의대생과 전공의들에게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위로의 메시지를 건넸다. 자신 역시 힘든 시간을 보냈던 경험을 공유하며, 그 시기를 어떻게 이겨냈고 이겨내고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대한의사협회와 의대생 단체 '투비닥터'가 17일 함께 개최한 의협-의대생·전공의 토크콘서트에는 제22대 국회 보건복지위원이기도 한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연사로 초청됐다. 이주영 의원은 자신이 힘들었던 시기들을 '어두운 시간'이라고 지칭하며, '낙수의사'가 됐던 순간을 돌이켰다.

이주영 의원이 첫 '어두운 시간'은 전공의 수련시절이었다. 이주영 의원은 "책이랑 실무는 달랐다. 빙벽을 타고 올라가는데 계속 미끄러지는 기분이었다"면서 "함께 소아청소년과를 수련하던 동료도 떠나고 혼자가 됐다"고 당시의 좌절감을 회상했다.

"그러나 이다음에 무얼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은, 혼자 비상계단에서 울던 그 어둠 속에서 반드시 온다"며 "어둠이 있었기에 고민할 수 있었고 희망을 애써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이가 아파 잠 못 이루던 새벽에도 대학병원에서 밤을 지새우던 경험으로 인해 힘을 낼 수 있었다고도 했다.

그다음으로 온 어둠은 '낙수의사'가 언론 헤드라인에 떴을 때라고 했다.

당시 소아응급실에서 일하던 이주영 의원은 "소중히 생각했고 애정했던 일이 온 세상에 폄하당하고 온 세상이 안 하고 싶어하는 일이 돼 억울했다. 나의 20대, 30대가 다 날아간 기분이었다"며 "같은 기분을 동료들도 모두 느꼈을 것이다. 많이 우울했고 퇴근 때마다 우울했다"고 돌이켰다. 

주위 소아응급센터들이 하나씩 문을 닫고, 몇 년간 소청과 전공의는 들어오지 않고, 동료들의 소송 소식을 전해 들으면서 소아응급실 일을 계속 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하던 시기라고 했다.

이주영 의원은 "이런 어두운 시간이 너무도 길고 짙어 화가 났다. 그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쓰니 함께 화난 의사들이 달려와 같이 분노해 줬다"며 "그 경험이 나비효과가 돼 나를 새로운 곳으로 옮겨놨다"고 말했다.

이어 의대생과 전공의 후배들을 향해 "낙수과라고 하든 말든 내가 이 일을 하는 이유를 알리고 말겠다는, 용기 또는 오기라는 이름의 단단한 마음이 생기는 순간이 모두에게 올 것"이라며 "이 용기 없이는 다음이 있을 수 없다. 어제와 같은 시간을 보내며 오늘이 바뀌기를 기대할 순 없다"고 당부했다. 

ⓒ의협신문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이주영 의원의 세 번째 어두운 시간은 현재였다. 

그는 "정부와 여론이 움직이는 나라의 일들은, 올바른 목소리를 낸다고 바로 반영되는 곳이 아니라는 걸 지금 배우고 있다"며 "당장 무언가를 바꿀 순 없더라도, 이 상황이 어떻게 마무리되더라도 일단 여러분 한명 한명의 하루가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배들에게 숙제를 냈다. 의정갈등과 관련된 소식, 뉴스를 최대한 멀리하고, 의료계로 범벅된 유튜브 알고리즘도 1주일간 바꿔보라는 것이었다. 

이주영 의원은 "의료나 공부가 아니더라도 자신이 잘하는 혹은 좋아하는 일을 한 가지 찾아내 몰두해 보라"며 좌절감과 무력감에 빠지기보다는 스스로 작은 목표를 세우고 이뤄가기를 권했다.

이어 "현 사태 때문이 아니더라도 시대 때문에 그래야 한다"며 "상황이 좋지 않게 마무리돼 의료가 아닌 영역에 종사하게 된다면, 여러분이 찾아낸 그 하나가 여러분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줄 것이다. 계속 의료계에 종사하게 된대도 그 분야를 의료와 접목시킬 수 있는 독보적인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론에 상처받은 마음으로 후에 환자를 어떻게 볼 수 있을지 두려워하는 후배들을 향해서는 "의사인 내게 자신의 몸을 온전히 맡기러 온 사람이다. 나를 믿어 내 앞으로 온 눈앞의 환자를 향한 애정만은 놓치지 말길 바란다"고 다독였다. 

이주영 의원은 "또다시 의정 갈등 뉴스를 보며 좌절하겠지만, 스스로의 그런 한계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졌으면 한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라며 "오늘의 어둠에 실망하지 말기 바란다. 무언가를 바꾸고 싶거나 나아지고 싶다는 열정이 어둠을 깰 것"이라고 전했다.

"끝나지 않는 어둠은 없다"고 거듭 강조한 이주영 의원은 "나 역시도 지금의 어둠을 깰 거다. 이 어둠이 적어도 내겐 큰 성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신문
[사진=김미경 기자]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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