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에 싸인 의료계…의협 "피해 의사 보호 다방면 지원" 약속
서울시의사회, 경찰에 진정서 제출 "정부의 잘못된 여론 선동 결과"
의사 처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환자가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 의료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대한의사협회는 20일 "충격적인 살인미수 사건"이라고 규정하며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울시의사회 "천인공노할 진료실 폭력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황규석 회장은 직접 서울 서초경찰서를 찾아 진정서를 낼 예정이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P의원 대표원장은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려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환자는 의사의 약 처방에 불만이 있다는 이유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나타났다.
의협은 이번 사건이 "분명한 살인미수 중범죄에 해당한다"라며 "무관용의 원칙에 입각해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20일 오후 피해 의사를 위문 방문해 환자 상태를 살피고 사건의 사실관계를 파악해 향후 법적 대응과 보호조치 강구 등 다방면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환자에 의한 의료인 폭행은 수차례 이슈화됐고,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만들어져 왔다.
실제 2015년 1월에는 응급의료법 개정을 통해 응급의료를 방해하거나 의료용 시설 등을 파괴 손상 또는 점거한 사람에 대한 벌칙이 강화됐다. 2016년에는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의료인을 폭행하거나 협박했을 때 벌금 또는 징역의 벌칙을 규정하는 의료법 개정안도 만들어졌다. 2019년에는 고 임세원 교수 사건을 계기로 의료인 폭행 가중처벌 제도가 응급실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기관에 확대됐다.
의협 역시 지속적으로 강력한 처벌을 규정하는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해 힘써왔다. 그럼에도 의료인 대상 폭행 사건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
의협은 "환자를 치료하고 생명을 살리는 의사를 도리어 해치는 부조리한 현실에 심각한 분노와 절망을 느낀다"라며 "정부나 국회는 어느 곳보다도 안전해야 할 의료기관에서 칼부림이나 폭행 등으로 진료에 매진하지 못하는 의료진의 호소를 더 이상 묵살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또 "이번 사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통해 국민에게 의료인 폭행의 심각성을 알려야 한다"라며 "진료 의료인 폭행에 대한 재발 방지를 통해 안전한 진료환경이 마련돼 국민 건강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서 관련 법적 제도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협 산하 단체인 서울시의사회도 해당 사건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황규석 회장은 20일 오후 직접 서울 서초경찰서를 방문해 진정서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의사회는 "정부가 의사 악마화 작업을 벌이고 잘못된 여론을 선동한 게 칼부림 범죄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라며 "의료기관 폭행 사고는 의료진과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공권력의 미온적 대처가 또다시 진료실 폭력 사건을 방치한 것과 다름없다"라며 "진료실에서 폭력은 어떤 이유에서도 허용돼선 안되는 중대 범죄이고 꼭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의료인 폭행은 전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까지 이어지게 된다"라며 "정부는 환자와 의료진 갈라치기 선동을 즉각 중단하고 안전한 진료환경 구축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