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질향상학회 "의료계-정부, 대화의 장 만들어야"

의료질향상학회 "의료계-정부, 대화의 장 만들어야"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6.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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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의 질·환자 안전에 심각한 위협…조속히 대안 마련 
서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전제조건 되풀이 대화 원천차단

"의료계와 정부는 진정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의료 질과 환자 안전에 가해지는 심각한 위협을 해결해야 합니다."

한국의료질향상학회는 24일 '의료계와 정부에 드리는 호소문'을 내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대화에 임해 줄 것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줄 것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호합의를 도출할 것 등을 요청했다. 

의료기관 임직원들의 희생만 요구하는 임시방편적 상황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의료질향상학회는 "의사를 비롯 다양한 직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다학제학회로서 특정 직역의 이해관계를 넘어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에 가해지는 심각한 위협을 해결하기 위한 간절한 바람을 전한다"라면서 "의정갈등 사태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보건의료인과 의료기관 임직원들이 개인을 희생하며 노력하고 있으나, 이런 임시방편 노력은 지속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이미, 대형병원의 의료진은 집중력과 체력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고, 중소병원의 의료진은 중환자 증가와 의료진 업무의 과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토로했다. 

상호 이해와 존중을 근간으로 대화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의료질향상학회는 "이 사태가 해결되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양측의 받아들일 수 없는 전제조건에 있다. 이런 전제조건은 서로의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하는 대화를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라면서 "대한민국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이 위협 받는 현재의 상황 해결을 위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대화에 임해 줄 것,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줄 것,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호합의를 도출할 것 등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손정일 한국의료질향상학회장은 "의료계와 정부가 서로 양보해 근시일 내 해결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믿지만, 필요할 경우 학회 차원에서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참여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994년 창립한 한국의료질향상학회는 개인회원 1만 2000명, 기관회원 1100개 병원이 가입된 국내 최대의 다학제학회다. 의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학술, 교육, 정책 활동을 통해 병원표준화, 인증제 도입, 환자안전법 제정 등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국의료질향상학회가 의료계와 정부에 드리는 호소문

최근의 의정 갈등 사태로 인하여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에 한국의료질향상학회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합니다. 

이에, 한국의료질향상학회는 의료계와 정부에게 서로 일보씩 양보하여 진정된 대화를 나눌 것을 호소하고 요청합니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여러 의료정책 현안에 관한 입장 차이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과대학생들이 학교에 돌아오고 있지 않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전국의 의료기관은 급작스런 업무 재배치와 의료진 소진으로 의료의 질이 저하되고 환자안전이 위협받는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그간 한국의료질향상학회는 이 사태의 추이를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을 위한 학회의 역할을 고민해 왔습니다. 근시일 내에 사태가 해결될 것이라는 초반의 기대와는 달리 끝이 언제일지 장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대형병원의 의료진은 집중력과 체력의 한계에 도달하고 있고, 중소병원은 중환자 증가와 의료진의 업무 과부하가 우려됩니다.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보건의료인과 의료기관 임직원들은 이번 사태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개인을 희생해가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임시방편 노력은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이에 한국의료질향상학회는 대한민국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이 위협 받는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하여 의료계와 정부 모두에게 다음과 같이 요청드립니다. 

첫째,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대화에 임해 주십시오. 서로 받아들일 수 없는 전제조건을 내민다면 이해도 없고 대화도 없습니다. 서로 더욱 더 양보하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절제된 언어를 구사하여 주십시오.

둘째,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주십시오. 정부도 의료계도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을 가치 판단과 의사결정의 준거로 삼아주시길 바랍니다. 강대강 대치 속에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이라는 큰 가치가 경시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제자리로 돌아갈 수 있는 상호합의를 도출해 주십시오. 이번 사태를 정상화하고 모든 보건의료인들이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서 환자들을 위하여 헌신할 수 있는 합의를 도출하는데 힘써 주십시오. 한국의료질향상학회는 이번 사태로 인하여 발생한 의료의 질과 환자안전의 위협 상황을 의료계와 정부가 함께 협력하여 근시일 내에 해결할 수 있다고 믿으며, 필요할 경우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참여도 마다하지 않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24. 6. 24.
한국의료질향상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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