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협 "휴학도 유급도 8대 요구도 전혀 안 듣는 정부, 해결책도 없다"
정부가 동맹휴학에 나선 의대생들을 진급시키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자, 피교육 당사자인 의대생들이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정부가 학생들의 목소리를 무시해 사태의 해결을 지연시킨 데다 교육현장을 송두리째 무너뜨리려 한다는 것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1일 대회원 서신을 띄워 "정부는 (의대정원 증원 등)정책을 부당하게 추진해 교육현장을 뒤흔들더니, 이제는 기존 의학교육과정 자체를 부정하며 교육의 질을 완전히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교육부가 한 학기 수업을 듣지 않은 의대생들의 휴학도 유급도 허용하지 않으면서, '비상학사 운영 가이드라인'을 논의하는 등 진급시키려 하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교육부는 1학기에 듣지 못한 강의와 실습을 모두 2학기에 이수하게 하거나 추가 학기(3학기)를 개설하는 등의 방안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브리핑을 통해 수차례 밝힌 바 있다.
의대협은 "교육부와 대학 본부는 학생들이 정당하게 제출한 휴학계를 의도적으로 처리하지 않고, 제대로 된 교육 없이 오직 학사 운영에만 매몰돼 학생들의 의사를 억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해결에 나서는 것이 아닌 불통의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고도 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 학생들은 지난 2월 자발적으로 휴학 의사를 밝힌 이래 계속해서 목소리를 냈다"고 돌이킨 의대협은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학생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5월 서울고등법원에서도 정책으로 인한 의대생들의 학습권 피해가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임을 인정했으나 정부는 여전히 인정하고 있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정부는 태도 변화나 요구의 수용 그 어떤 것도 없이 학생 복귀만을 종용하고 있다"며 "지난 6월 2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청문회에서도 명백히 드러났듯, 정부는 현 사태를 해결할 대책이 없다"고 꼬집었다.
의대협은 의대생이야말로 현 사태의 당사자임을 거듭 강조하며, 대정부 8대 요구안을 재차 주지시켰다.
회원들을 향해서도 "타 협회나 단체 결정에 휘둘리지 않고 학생 회원들의 의견을 성실히 대변하겠다"며 "정책 강행으로 인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으나, 우리는 엄연히 현 시국의 당사자로서 의정갈등 문제를 직접 해결해야 하는 주체임은 분명하다"고 독려했다.
의대협이 지난 3월 밝힌 8대 요구안은 ▲필수의료정책패키지 및 증원 전면 백지화(회원 동의율 99.3%) ▲의·정합의체 구성해 과학적 분석과 해결(99.3%) ▲의료정책 졸속 추진 투명히 조사 후 대국민 사과(99.1%) ▲의료사고 법적다툼 안전망 제도 도입(99.8%) ▲과학적 수가 체계와 최소 인상률 제도적 장치 마련(99.6%) ▲의료전달체계 확립에 구체적 대안 제시(99.6%) ▲부적절한 수련환경 개선 제도 재논의 및 자유의사 표현 권리 보장(99.7%) ▲휴학계에 공권력 남용 철회 및 휴학사유 자의적 해석 방지 위한 법적 근거 마련(99.3%)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