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및 보건복지부에 의견 제출 예정 6~7개 반대이유 제시
"타 직역과 이원적 법체계로 운용할 하등의 이유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간호법'이 국회에 다시 등장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여야 간호법안에 대해 "강력 반대"한다며 "즉각 폐기"를 요청하는 내용의 의견을 국회와 보건복지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간호법'을 들고나오며 보건복지위원회 야당 간사인 강선우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잇따라 같은 당이자 세브란스병원 간호사 출신 이수진 의원도 간호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도 '간호사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에 나섰다는 것에서 여당도 해당 법안을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 법안 모두 간호에 관한 사항을 규정한 독자적인 법률로 간호사 등의 면허와 자격, 업무범위, 권리와 책무, 양성과 수급 등의 사항들을 규율하고 있는데, 대동소이하다.
의료계는 간호사 만을 위한 법안 제정은 "타법과 관계가 불명확함에 따른 해석 적용상 혼란, 적용 우선순위 불명확 등 법 적용 사각지대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의협은 13개 보건복지 의료단체와 연대해 간호법 제정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6~7개의 이유를 들어 간호법 제정안을 반대한다는의견서를 만들었다. 우선 "초고령화 사회 진입 등의 변화를 법에 반영하려면 의료에 관한 기본법이자 모법인 의료법을 개정해 모든 의료인이 더 나은 의료환경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며 "간호사 직역만을 분리해 개별법을 신설함으로써 타직역과 이원적 법체계로 운용할 하등의 필요성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법류 체계의 통일성(일관성) 저해 ▲간호사에 의한 불법의료행위 조장 ▲헌법상 포괄위임 금지원칙 위배 ▲간호사 직역을 위한 특별법 ▲의료관계법령 체계에 부합하지 않음 등의 이유로 "법안의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했다.
의협은 "직역 간 업무범위가 중첩되거나 제한된 요건이 삭제돼 독자적 업무수행 때문에 향후 의료인 간, 의료기사 간, 의료인 및 의료기사 간 개별법 상충 및 이에대한 해석 과정에서 이견으로 상호 충돌이 발상하고 이로 인한 의료현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라며 "결국 면허제를 근간으로 하는 보건의료체계의 붕괴를 초래해 최종적으로는 국민 생명과 건강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간호사의 활동영역을 무한히 확장함으로써 향후 의사의 지도감독을 벗어난 불법의료 가능성과 나아가 간호사 단독 개원 가능성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라며 "폐기된 과거 간호법에 대한 비판을 우회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여야에서 발의한 간호법 제정안 모두 오직 간호사 만을 위한 특별법이라고도 했다.
의협은 "간호사 직역의 이익을 실현하려는 조항들이 산재하고 있다"라며 "특정 직역의 이익 실현만을 강구하는 조항의 내용이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고 있다. 전체 보건의료직종 종사자와 형평성이 없고 근로기준법 등 다른 법령 위반이 지적될 것"이라고 짚었다.
강선우 의원이 발의한 간호법안에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제공'에 대한 조항이 있는데, 의협은 이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추경호 의원 대표발의 법안에서는 '간호인력 지원센터 설치' 조항의 문제를 특히 지적했다.
의협은 "의료기관이 서비스 수행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비스가 원활이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도의 핵심 사항"이라며 "의료법에서 규정되는 것이 타당하다. 간호법안에서 간호사의 역할 확대 조항으로 규정되는 것은 국가정책으로나 법체계상으로나 전혀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간호인력 지원센터 지원 대상에 요양보호사를 포함하고 있는데 요양보호사는 노인돌봄인력으로서 노인복지법에 근거규정을 둔 전문인력"이라며 "간호사만을 위한 특별법이라는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일 뿐"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