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위선적으로 만든다"

"정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위선적으로 만든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7.0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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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건 이화의대 초빙교수, 국제학술지 '특별사설' 통해 정부 '선서' 이용 행태 비판
의사 비판에 'Hippocratic Oath' 오용…강요된 'Hypocritical Oath' 작별 고할 때

■ 정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위선적으로 만든다
■ 정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위선적으로 만든다

"의사를 비판하기 위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부당하게 사용한다면 이젠 그같은 '위선적 맹세'에 작별을 고해야 한다." 

황건 이화의대 초빙교수(해부학교실)는 최근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Craniofacial Surgery>에 특별사설 '이제 위선적 맹세에 작별을 고할 시간'(It's Time to Say Goodbye to the 'Hypocritical Oath') 기고를 통해 정부가 의사를 비판하기 위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부당하게 이용하는 행태를 짚고, 선서에 명시된 '선의', '악의 없음', '비밀유지', '환자 자율성 존중' 등의 원칙은 중요하지만, 실제 의료현장에서는 이런 윤리적 약속과 기타 요소 간 균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의대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사태를 둘러싸고 정부와 언론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앞세워 의료계에 쏟아붓는 그릇된 비판에 대한 논박이다.    

현대의사가 모든 경우에 2500년전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준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단순하고 직관적이지 않고, 복잡하고 다면적이라는 판단이다.

황건 국군수도병원 성형외과 전문의
황건 이화의대 해부학교실 초빙교수

황건 전문의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의료윤리의 초석으로서 선의, 악의 없음, 비밀유지, 환자 자율성 존중 등의 원칙을 강조한다"라면서 "그럼에도 실제 의료현장에서 이런 원칙이 서로 맞서거나 더 넓게는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요인과 충돌할 수 있는 복잡한 딜레마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의사는 치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고, 수술과 진료가 연기되면 환자에게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지만, 다른 전문가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행복과 직업적 효율성에 불공정하거나 위해가 가해진다고 판단되는 조건에 대해 항의할 권리가 있다는 진단이다. 

집단행동에 대한 판단 역시 다양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황건 전문의는 "파업은 궁극적으로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체계적인 개혁을 추진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라면서 "단기적으로는 환자 치료가 중단될 수 있지만, 의사는 자신의 조치가 의료 시스템의 장기적인 개선을 위한 것이며 전체 환자 치료에 잠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물론 환자치료에 대한 잠재적 영향을 철저하게 고려하고 부정적인 결과를 완화하기 위한 전략을 갖춘 후에 실행하는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를 비판하기 위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들이대는 부당성도 짚었다. 

황건 전문의는 "현대의사는 '보상없이 가르치거나 경건하게 행동하겠다'는 아스클레피오스의 맹세와 같은 고대관습을 고수하지 않는다"라면서 "정부가 의사를 비판하기 위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부당하게 사용한다면 이런 선서는 단지 좋은 거버넌스를 유지하는 척하는 연극공연보다 더 '위선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제 이런 '위선적 맹세'에 작별을 고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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