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명 넘게 오던 곳에 수천명, 환자 감소 피부로 느껴"…소청과·산과 진료는?
6월부터 진료재조정 속속, 사직으로 예약 취소도 잇따라 "내년까지 이어질 것"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존의 무기한휴진을 '진료재조정'이라 말하면서도 진료방침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 말대로 4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을 찾았을 때, 전국의 환자가 몰린다는 명성에 비해 한산한 모습이었다.
서울아산병원이 기한 없는 대폭 진료 축소 및 재조정을 시작한 4일, 환자와 보호자들이 대기하는 로비 좌석은 100여석 중 15명 정도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오전 진료와 대기가 한창일 시간 9시~10시경에도 비어있는 자리가 눈에 띄었다.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가 자체 집계한 이날 주요수술은 지난해 동일 기간 대비 49%, 외래진료환자는 30.5%, 신규환자는 42.1% 감소했다. 이미 진료재조정이 한창이던 지난주 대비로는 주요수술이 29%, 신규환자가 17.2% 줄었다.
최창민 교수 비대위원장은 "휴진이란 말만 안 할 뿐 휴진은 한다. 기존 계획과 다르지 않다"고 짚었다. 비대위 투표 결과 79.1%(369명 중 292명) 교수들이 휴진에 찬성한 바 있다.
최창민 비대위원장은 "하루에만 전국에서 1만 3000명이 몰던 아산병원에 이제는 수천명꼴로 온다"며 "병원에 처음 방문한다면 이 정도도 많아보일 수 있지만, 교수뿐 아니라 병원인력 모두 환자가 많이 줄었음을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대위에서 공보를 담당하고 있는 고범석 교수에 따르면 중증질환 진료·수술을 포함해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진료도 대체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임산부 커뮤니티에서는 진료가 취소되지 않았다는 안도가 잇따랐다. 맘카페에서는 소청과 수술은 대부분 연기되지 않는다는 소식이 공유됐다.
다만 9월부터는 신규 환자를 받지 않는다는 지침을 안내받아 예약을 하지 못했다는 이도 있었다. 아산병원 교수들이 4일부 진료재조정 준비에 한창이던 6월 말, 환자 커뮤니티에서는 진료 재조정에 따라 예약이 연기 또는 취소되었다는 게시글들이 잇따랐다.
오는 8일 예정이었던 수술이 29일로 연기되거나, 반대로 4일 예정됐던 수술이 앞당겨지는 등 곳곳에서 진료재조정이 시행됐다. 특히 교수의 퇴직으로 인해 7~8월 예약이 취소됐다는 게시글들이 눈에 띄었다.
최창민 비대위원장은 이 같은 진료재조정이 "중환자 진료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전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기에 진료재조정 역시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