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하는 약' 둔갑…전국서 '서울 강남' 처방 가장 높아
한지아 의원 "안전한 의약품 복용 환경 조성 노력할 것"
의료용 마약류 ADHD 치료제로 사용되는 얀센의 콘서타가 일명 '공부 잘하는 약'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5년 처방건수가 3.3배로 급증했다.
국민의힘 한지아 의원(보건복지위원회)은 1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얀센 콘서타 처방 건수 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얀센의 콘서타는 대표적 ADHD 치료제이자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제는 노르에피네프린-도파민 재흡수 억제제(NDRI)이자 중추신경 흥분제로 치료 대상의 각성 작용을 기대하고 사용한다.
전문가들은 ADHD 환자가 아닌 일반인이 이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 신경절의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농도가 강제로 높아져 지나친 흥분 상태에 이르고, 해당 약물 등에 의존도가 높아지면 중독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콘서타 처방 건수는 2019년도 36만여 건에서 2023년 120만여 건으로 폭증했다.
이중 젊은 연령대에서의 처방 건수가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2023년 기준 전체 120만 건의 처방 내역 중 10대와 20대를 대상으로 한 처방은 무려 80만 건이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10·20대 청년층 마약류 사범이 역대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해 10대 마약사범은 1477명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급증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청소년기부터 향정으로 분류되는 '공부 잘하는 약'과 '살 빠지는 약'등에 손을 댔다가 점점 강한 자극을 찾아 마약류에 중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공부 잘하는 약 콘서타 처방받는 법'등을 다룬 글이 다수 게시됐으며 'ADHD 아닌데 중요한 시험이 있어서 처방받았다', '콘서타 안 먹으니까 기운이 확 떨어진다', '콘서타 떨어져서 불안하다' 등 약물 오남용 후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2023년 기준 지역별로는 서울이 43만 9070건으로 처방이 가장 많았다. 그 뒤를 이어 경기, 부산, 대구, 인천, 경남, 광주, 대전, 충남, 경북, 울산, 충북, 강원, 전북, 제주, 전남, 세종 순이었다.
서울 지역 처방 건수에서는 강남이 15.09%로 처방 건수가 가장 높았다.
한지아 의원은 "9월 평가원 모의고사와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다가오면 또다시 학원가가 밀집한 지역 등을 중심으로 ADHD 치료제가 '공부 잘하는 약'으로 둔갑해 수험생들이 현혹 될 수 있다"며 "청소년들이 어린 나이부터 약물 오남용에 빠져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잃는 일이 없도록 안전한 의약품 복용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입법적 정책적 노력에 힘 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