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복지위, 정부 '무쓸모' 대책 비판 "5개월을 뭐했나"
이수진·남인순·박희승 의원, 무책임 질타 "팬데믹도 아니고"
지난 의대 증원 진상규명 국회 보건복지위 청문회에 이어 '2000명' 숫자를 의료계와 논의한 적이 없었다는 보건복지부 장관의 재확인 발언이 나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1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현안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의 '의료계 패싱'에 대한 질타성 질의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의대 증원 규모인 '2000명'에 대해 의료계와 사전 논의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이수진 의원은 "의료대란을 촉발시킨 의대증원은 논의 과정부터 많은 문제가 있었다. 진정성 있게 의료계와 논의라도 했다면 집단 진료거부 사태에서 정부가 명분이라도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다 패싱했다"며 "책임져야 할 대통령은 의대증원은 복지부가 다 결정한거라는 억지주장을 하면서 뒤로 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규홍 장관은 '의료계 패싱'에 대해 "2000명이라는 숫자가 안 나왔을뿐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지속 논의했다"며 '2000명' 숫자에 대한 증원 규모에 대해 의료계와 사전 논의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밝혔다.
의대 정원 증원으로 촉발된 의료사태가 어느덧 5개월을 넘기면서, 정부의 '무책임·무능'에 대한 질타 목소리도 복지위원들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 상황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쓸 수 있는 카드 다 썼지만 전혀 반응이 없다"며 "책임지는 사람이 없으니 정부 해법에 대해 전혀 반응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복귀 여부와 관계 없이 전공의들에 대한 행정처분을 하지 않기로 했다.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 사직 후 1년 내 재지원 제한 완화하는 한편, 모집 과목 제한 완화 등 수련 특례도 적용키로 했다. 쉽게 올해 9월 하반기 모집에 지원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보건복지부의 '처분 면제·복귀 특례' 카드는 전혀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5일을 기점으로, 전국 수련병원에 전공의 결원을 확정해 달라는 최후 통보를 내렸다. 하지만 전공의 복귀율은 미비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정부의 정책 실패 되풀이해선 안 된다.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는 정부에 대한 불신"이라며 "그 피해는 국민의 몫이 되고 있다. 현 사태에 대한 정부의 사과와 자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인순 의원은 "감염병 위기상황이 아니다. 보건의료 재난 위기가 5개월째 가는 경우가 있느냐. 정책을 잘못해서 재난의료 위기상황을 이렇게 오래 끌고 가는 정부가 있었느냐"고 따져 물었다.
내년부터 벌어질 '의학 교육 부실' 우려와 지방의료원의 경영난이 심각하다는 지적 역시 이어졌다.
남인순 의원은 "내년 입학할 학생, 증가된 학생을 합하면 약 7600명 정도가 6년간 함께 교육을 받아야 한다. 의료교육이 되겠나? 언론과 전문가들이 의료교육 현장 붕괴를 한참 전부터 예측했다. 어떻게 이렇게 손을 놓고 있느냐"고 비판했다.
지방의료원 경영난과 관련해서는 "의료개혁의 핵심이 지방의료원 회복이다. 엔데믹 이후 2년이 지났지만 경영난이 심각하다. 정부 지원은 11억에서 32억 수준인데, 지방의료원 손실 규모는 123억에 이른다. '찔끔' 지원으로는 회복 안 된다"고 꼬집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남인순 의원 비판에 "손을 놓진 않았다"고 반박했지만 "손 쓰는 방법이 안 먹히지 않느냐, 안 먹히면 추가로 책임을 져야 한다. 이 사태를 어떻게 이렇게 끌고 갈 수가 있나, 이렇게 무능할 수가 있나 너무 답답하다"는 거센 질타만 다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