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과의사회, 의협에 "모든 수단과 방법 동원해 저지하라" 주문
"복지부, 자기 의무 해태…책임 의료계에 전가하는 비열한 작태"
정부가 의료계의 반발에도 '환산지수 쪼개기'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직접적 영향을 받는 개원가는 "즉각 철회하라"며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회장 좌훈정)는 23일 "보건복지부는 의사들이 결코 동의하지 않는 환산지수 쪼개기 안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즉각 철회해야 한다"라며 "대한의사협회 역시 회원 분열과 손해를 유발할 수 있는 부당한 정책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저지하라"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는 24일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협상이 결렬됐던 의원과 병원 환산지수 결정 안건을 처리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과 병원은 지난 5월 있었던 건강보험공단과의 수가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당시 협상에 나섰던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은 1.9%의 인상률을 받아들고 비현실적인 수치인 데다 환산지수 차등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어 결렬을 택했다.
정부는 내년 의원급 환산지수를 0.5% 일괄 인상하고 나머지 1.4%에 해당하는 재정을 초진료와 재진료에 투입, 각 4%씩 인상하는 안을 만들었다.
일반과개원의협의회는 환산지수 쪼개기 행태는 20여년 동안 유지해왔던 수가 체계가 완전히 무너지는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의사회는 "각 의료행위에 대한 상대가치점수 조정은 연구를 통해 이뤄지고 환산지수는 상대가치점수를 가격으로 환산하기 위한 매개 지수"라며 "그래서 2001년부터 건보공단과 수가협상을 하면서 상대가치점수가 아닌 환산지수만 협상을 해왔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각 의료 행위에 대해 가치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면 상대가치 연구로 조정할 일이지 환산지수를 건드려서는 안된다"고 단언했다.
상대가치점수가 아닌 환산지수를 차등 적용하는 것은 결국 "보건복지부가 자기 의무를 해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반과의사회는 "3차 상대가치 연구로 진찰료 인상을 반영하고 그에 따른 재원을 추가 마련해야 하는 보건복지부가 자기 의무를 해태하고 그 책임을 엉뚱하게도 의료계에 전가하는 비열한 작태"라고 지적했다.
또 "환산지수 쪼개기의 더욱 큰 문제는 진료과별, 의료기관별 갈라 치기가 된다는 것"이라며 "진료 과목이나 기관에 따라 진찰료 비중, 초재진 비중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환산지수를 쪼개 진찰료 인상에 사용하면 그에 따른 유불리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는 작금 의대정원 증원 문제 등으로 정부와 대립 중인 의사들의 분열을 노린 보건복지부의 계략"이라며 환산지수 차등 적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