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의사 조력 자살법' 반대"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의사 조력 자살법' 반대"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7.24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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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생명 자의적 종결시키는 반생명적 법안" 비판
안규백 의원 '연명의료법 개정안' 21대 이어 22대 재입법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서울 동대문구갑) 의원 등 10인 국회의원이 발의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span class='searchWord'>연명의료</span>결정에 관한 법률(<span class='searchWord'>연명의료</span>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더불어민주당 안규백(서울 동대문구갑) 의원 등 10인 국회의원이 발의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인간의 생명을 자의적으로 종결시키는 반생명적인 위험한 법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의협신문

생명윤리를 연구하며 실천하고 있는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가 더불어민주당 안규백(서울 동대문구갑) 의원 등 10인 국회의원이 발의한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연명의료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인간의 생명을 자의적으로 종결시키는 반생명적인 위험한 법안"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자의적으로 종결시키는 반생명적 행위를 법제화함으로써 인간의 생명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근시안적인 방향으로 입법과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규백 의원은 지난 7월 5일 '말기환자로서 수용하기 어려운 고통이 발생하고 자신의 의사에 따라서(제11조 ①) 소위 '조력존엄사'를 요청할 때 담당의사는 이를 도울 수 있다(제13조 ②)'는 내용을 담은 '연명의료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안 의원은 "임종과정에서 치료효과 없이 단순히 임종과정 기간만을 연장하는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소극적 차원에 그치고 있다"면서 국민의 약 82%가 조력존엄사 입법에 찬성하고 있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점, 조력존엄사가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조치라는 점, 조력존엄사가 환자로 하여금 존엄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 등을 입법 배경으로 제시했다. 

안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 때인 2022년 6월 조력존엄사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연명의료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한 적이 있다. 당시 천주교와 의료계·전문학계의 반대로 상임위원회 심의 단계에서 입법 논의가 중단됐으며, 21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법안이 말하는 말기 환자는 심장과 폐의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신진대사가 유지되고 있으며 자기 의사를 표명할 수 있는 환자이므로 살아 있는 인간"이라면서 "소위 '조력존엄사'라는 말로 우회하여 표현한 행위는 정직하게 말하면 '의사에 의한 살인'이자 '자살 방조'"라고 지적했다.

"소위 조력존엄사(안락사)는 인간이 자의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종결시키는 행위이므로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된다"고 지적한 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인간의 생명의 종결권은 하나님께 있다. 따라서 환자가 자기 생명에 대한 자기 결정권이 있다는 주장은 하나님의 생명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여론조사를 통해 국민의 82%가 조력존엄사 입법에 찬성한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런 결과가 나온 이유는 절반 이상의 국민들이 조력존엄사를 무의미한 연명치료의 중단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만일 '조력존엄사'에서 안락사를 뜻하는 '의사조력자살'로 바꾸어 질문한다면 결과는 현저히 다르게 나왔을 것"이라며 "인간의 생명의 가치는 절대적인 가치이므로 설문조사에 근거해서가 아니라 인류 보편의 도덕률과 성경의 도덕법 등에 근거하여 평가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인간의 생명을 자의적으로 종결시키는 문제는 안락사 등을 금지한 대한의사협회 의사윤리지침에 위배된다는 점도 짚었다. 

의사윤리지침 제36조(①의사는 감내할 수 없고 치료와 조절이 불가능한 고통을 겪는 환자에게 사망을 목적으로 물질을 투여하는 등 인위적, 적극적인 방법으로 자연적인 경과보다 앞서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 ②의사는 환자가 자신의 생명을 끊는데 필요한 수단을 제공함으로써 환자의 자살을 도와주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에서는 '안락사 등 금지' 규정을 통해 의사전문직 윤리와 직업적 역할에 부합하지 않는 의사조력자살(Physician-Assisted Suicide, PAS)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상원 기독교생명윤리협회 상임대표는 "말기 환자에 대한 돌봄을 강화하여 생명의 존엄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입법과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연명의료법 개정안에 반대 입장과 함께 말기 환자 돌봄제도를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한국호스피스·완화의료학회는 2022년 21대 국회에서 연명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자살률 세계 1위의 안타까운 현실에서 의사조력자살의 법적인 허용은 생명경시 풍조를 유발할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조력 존엄사를 논의하기 전에 존엄한 돌봄 유지에 필수적인 호스피스 시설과 인력 확충, 만성질환 말기환자의 호스피스 완화의료 이용 기회 확대, 임종실 설치 의무화, 촘촘한 사회복지제도 등 실질적 대책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대안 마련에 무게를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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