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근무 후 그만둔 간호조무사, 근로계약서 미비 신고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센터 회원 민원 접수 해결
인천에서 개원 중인 한 의원 A원장은 최근 고용노동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5개월 전 그만두라고 했던 간호조무사가 노동부에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았다며 신고했다는 것이다.
기억을 더듬어 봤더니, 지난 2월 간호조무사를 채용했는데 이틀 근무한 후 역량 부족을 이유로 그만두라고 했다. 간호조무사가 근무한 2일 치의 급여는 지급했다. 그럼에도 해당 간호조무사는 A원장의 허점을 잡아 고용노동부에 신고한 것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간호조무사는 합의금으로 350만원을 요구했다며 합의를 제안했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법을 위반했기 때문에 벌금을 내야 한다.
30일 의료계에 따르면, A원장처럼 직원이 5명이 되지 않는 작은 동네의원에서 '근로계약서' 작성을 쉽게 놓치는 일이 여전히 빈번하다.
대한의사협회는 노무 전문가의 의견을 빌려 "근로계약서만 잘 챙겨도 직원과 겪는 분쟁의 어려움을 덜 수 있다"며 근로계약서 작성을 회원들에게 권고했다.
근로계약서 미작성을 빌미로 합의금을 요구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 17조에 따르면 사업자는 노동자에게 근로계약서를 교부해야 한다. 근로계약서에는 임금, 근로시간, 휴일, 연차, 유급휴가 등의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홈페이지에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을 제공하고 있다. 근로계약서를 서면으로 체결하고 교부하지 않으면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병의원 전문 이동직 노무사(노무법인 해닮)는 "근로계약서는 일하기로 한 당일 바로 작성, 교부해야 한다"라며 "하루라도 작성을 하지 않았으면 하루 단위로도 신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근로계약서 작성을 꼭 해야 하지만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도 있는 만큼 상황에 따라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벌금은 500만원 이하이기 때문에 사안의 경중에 따라 벌금액이 달라질 수 있고, 기소유예 처분이 나올 수도 있다"라며 "근로계약서 미지급 등을 문제 삼아 합의금을 받아내려는 등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강하게 대응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근로계약서 미지급 이의 제기를 당하더라도 놀라지 않고 상황이 부당하다고 느껴질 때는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도 방법인 셈이다.
이 노무사는 "근로계약서를 못 받은 상황이고 직원이 갑자기 그만두는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갑작스럽게 그만뒀는데,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문자로라도 남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센터(문의: 02-1566-6844)는 회원들이 겪는 어려움을 접수받아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