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 의원, 건보공단 자료 분석 "비용 대비 수입 불균형 심각"
전문과목별 불균형 누적…특정 과목 기피 현상 심화 원인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은 전문과목별 건강보험 수가체계의 불균형에 있단 지적이 또 나왔다. 이번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통한 원가 보전율을 통해서다. 대표적 기피과로 불리는 산부인과는 원가보전율이 61%로 최저를 기록했고, 소아청소년과 역시 79%로 낮은 성적을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11일 건보공단에서 제출한 진료과목간 급여진료 비용과 수익자료를 분석한 자료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 건강보험 수가의 불균형한 보상으로 인해 진료과목간 급여진료의 원가보전율 격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자료는 2021년 신설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산하 '의료비용분석위원회'가 신포괄수가 시범사업 참여기관 중 89개 기관의 의료비용과 수익정보를 구축, 2021년과 2022년급여진료의 원가와 수익을 분석한 결과다.
이번 분석 자료는 진료수입과 비급여가 많은 검사수입이 분리, 상대적으로 급여진료 수입이 낮게 책정됐다는 점에 한계가 있다. 다만 전문과목간의 건보 수가 불균형이 2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봐야 할 부분이다.
내과계에서 가장 낮은 원가보전율을 기록한 곳은 정신의학과로 절반에 가까운 55%를 기록했다. 뒤이어 가정의학과가 67%, 재활의학과가 69%, 내과가 72%, 소아청소년과가 79%, 감염내과가 79%로 각각 낮은 보전율을 기록했다.
외과계에서는 산부인과가 61%로 가장 낮았고, 치과가 66%, 성형외과가 72%, 정형외과가 75%, 이비인후과가 78%, 외과와 신경외과가 84%를 기록, 뒤를 이었다.
인기과로 분류되는 정형외과·성형외과의 원가보전율이 낮은 과목으로 분류됐는데, 이는 앞서 지적한 진료수입과 비급여가 많은 검사수입이 분리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높은 보전율을 기록한 곳은 방사선종양학과로 252%를 기록했다. 내과계에서는 117%인 심장내과, 외과계에서는 139%의 안과가 보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내과계·외과계·지원계 진료과목 간의 건강보험 수가 비교 결과도 있다.
내과계 진료과목이 급여진료 제공에 사용한 비용은 약 1조 1040억이었다. 반면 건강보험 수가 등으로 얻은 수익은 약 1453억 적은 9586억에 불과했다. 원가보전율로 보면 87% 수준에 그친 것이다. 외과계 역시 비용은 1조 1429억 이었지만, 수익은 비용보다 1868억 적은 9561억으로 원가보전율이 84%에 불과했다.
방사선종양학과·마취통증의학과 등 지원계는 비용 89억 보다 44억 더 많은 133억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 원가보전율이 149%에 달했다.
김윤 의원은 "전문과목별로 불균형한 건강보험 수가체계의 영향이 지난 20년간 누적되면서 산부인과, 소아과 등 특정 과목에 대한 기피현상이 더욱 심화됐다"며 "건강보험 수가 체계를 공정하게 책정하는 것이 필수의료 영역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