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월 수술환자 상대적 감소 "적절 시기 놓치면 증상 악화"
백내장 수술 후 다시 뿌옇게 되는 후발 백내장, 시술로 해결
백내장 수술은 수술 후 1주일 정도 눈에 물이 닿지 않아야하기 때문에 세수를 하기 어려워 '여름을 피해야 한다'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적정 시기를 놓칠 경우 증상이 악화할 수 있어 여름이라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전문가 조언이 나왔다.
백내장은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눈이 침침하고 뭔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 증상을 보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3년 노년백내장 환자는 약 32만 명으로 신종질환 다음으로 연간 환자 수가 많다.
안과 분야 중 가장 수술 건수가 많지만 '여름철 더운 날씨에 백내장 수술을 하면 회복이 어렵고 염증이 생길 수 있다'라는 오해와 '땀이 수술한 눈 부위로 흘러내리거나, 땀을 닦으면서 무의식적으로 수술할 눈에 손을 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때문에 1년 중 7, 8, 9월에 수술환자가 상대적으로 감소한다.
한경은 이화의대 교수(이대목동병원 안과)는 "여름철 백내장 수술을 선호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 환자들은 적절한 수술 시기를 놓쳐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날씨에 상관없이 안과에 방문해 검사를 받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에어컨 등 냉방기기를 이용해 적정 온도를 유지한다면 여름철이라고 반드시 수술을 피할 필요는 없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백내장의 주요 원인은 노화로, 50세 이후 수정체 단백질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에 혼탁이 생겨 시야가 뿌옇게 보이게 된다. 최근에는 당뇨병, 비만, 외상 등의 영향으로 40대 이하 젊은 백내장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백내장 수술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시력이 저하되거나, 혼탁으로 인해 사물 분간이 어려운 경우, 또는 급성폐쇄각녹내장 등 합병증이 나타날 때, 의료진 판단에 따라 시행된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을 2~3㎜ 정도로 작게 절개한 후 초음파로 백내장을 제거하고 도수가 있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일반적으로 수정체에 혼탁한 부분을 긁어내면 된다고만 생각하지만, 눈 안쪽에 있는 백내장을 조각내서 제거한 후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수술이다.
대부분 안약 마취제를 점안하며 수술 시간은 20분 이내로 짧지만, 눈이 구조적으로 약하거나 백내장이 너무 오래되어 딱딱해진 경우에는 1시간 이상 소요될 수 있다.
한 교수는 "백내장이 있는 환자가 시력 저하와 사물 분간이 어려운 증상을 겪고 있다면 계절에 관계없이 신속하게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라며 "백내장 수술 후 감염은 드물지만, 충혈, 시력저하, 통증이 발생할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하며, 안약은 의료진의 지시에 따라 사용해야 최상의 시력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백내장 수술 후 잘 보이던 시력이 다시 흐려지는 경우인 '후발백내장'에 대한 설명도 전했다.
한 교수는 "후낭하혼탁이라고도 하는 이 현상은 인공수정체를 삽입한 후 원래 투명한 수정체 주머니에 세포가 자라서 뿌옇게 보이는 것"이라며 "이 경우 다시 수술할 필요는 없으며, 외래에서 레이저 치료를 통해 흐려진 중심 부위의 수정체낭을 뚫어주어 시력이 다시 선명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