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암요법연구회, 국내 다기관 임상시험 결과 공개
난치성 뇌전이 폐암 새 치료법 평가 'JAMA Oncology' 게재
객관적 반응률 55.3%…T790M 변이 양성 환자 반응률 80%
미국 FDA, 21일 렉라자 병용요법 비소세포암치료 1차치료 허가 결정
유한양행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가 국내 다기관 임상시험을 통해 기존 치료에 실패한 난치성 뇌전이를 보이는 폐암 환자에 대한 치료효과를 확인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최근 기존 치료에 실패한 난치성 뇌전이를 보이는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에서 3세대 티로신키나제 억제제 '레이저티닙'의 효과를 임상연구(KCSG LU20-15)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의학협회 공식 종양학 국제학술지인 <JAMA Oncology>에 게재됐다.
이 연구는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폐암분과에서 주도한 국내 다기관 임상으로 진행됐다.
김혜련 연세의대 교수(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강진형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가 책임연구자를 맡았으며, 홍민희 연세의대 교수(연세암병원 종양내과), 최윤지 고려의대 교수(고려대안암병원 종양혈액내과), 안희경 가천의대 교수(길병원 혈액내과) 등이 공동 1저자로 참여했다.
연세암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 고려대병원, 가천대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국내 유수의 암센터에서 1, 2세대 약물로 치료에 실패한 뇌전이를 보이는 EGFR 돌연변이 폐암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레이저티닙 치료 결과 뇌전이 크기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을 뜻하는 뇌내 객관적 반응률은 55.3%로 나타났다.
특히 1, 2세대 약물 내성으로 나타나는 T790M 변이를 가지면 효과가 뛰어났는데, T790M 변이 양성 환자가 보인 객관적 반응률은 80%(음성 환자 반응률 42.9%)에 달했다. 병의 진행 없이 생존하는 기간인 무진행 생존기간은 15.8개월을 기록했으며, T790M 변이에 따른 차이는 없었다. 부작용은 경미한 수준에 머물러 안전성도 확인했다.
폐암의 난치성 뇌전이에 대한 새 치료법을 개척한 이번 연구는 그 우수성과 독창성을 인정받아 미국의학협회의 공식 종양학 국제학술지인 <JAMA Oncology>(IF=28.4)에 게재됐다.
비소세포폐암은 진행이 빠른 공격적인 암으로 4기 진단 당시 25%의 환자는 뇌전이를 보인다.
뇌에는 약물 전달을 막는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BBB)이 있어 항암약물이 침투하기 어려워 뇌전이 치료가 어렵다.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에서 기존에 사용하던 1, 2 세대의 티로신키나제 억제제 역시 뇌로 침투가 어려워 효과에 한계를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난치성 중추신경계 전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3세대 티로신키나제 억제제 레이저티닙의 효과를 확인했다.
김혜련 교수는 "3세대 EGFR 억제제인 레이저티닙이 기존치료에 실패한 EGFR 양성 뇌전이 환자에게 저항 돌연변이 T790M 여부 상관없이 새 치료 전략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aiying Cheng 미국 알버트아인슈타인의대 교수는 이 연구와 함께 <JAMA Oncology>에 실린 종설에서 "이 연구를 통해 향후 EGFR 돌연변이 폐암에서 뇌전이를 치료하는데 중요한 치료제로서 레이저티닙의 역할이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SG)는 국내 혈액종양내과 분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설립된 국내 최고의 암연구회다. 1988년 설립된 이래 암에 관한 국내외 다기관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지원해 새로운 암 치료법의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암정복추진연구개발 사업과제로 선정돼 보건복지부의 연구비 지원으로 이뤄졌다.
한편,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1일(현지시간) 렉라자(레이저티닙) 병용요법의 비소세포폐암 1차치료 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