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저녁 국회 앞에서 시국선언…임현택 회장 직접 낭독
정부·국회 향해 간호법 제정·일방적 정책 추진 중단 재차 요구
우리나라 14만 의사를 대표하는 조직인 대한의사협회가 국회와 정부를 향해 "의료전문가 단체의 사명을 다하고자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최후통첩'을 날렸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27일 저녁 국회 앞에서 최후통첩이 담긴 시국선언문을 직접 낭독했다. 마침 간호법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때였다.
시국선언문에는 대한의학회,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한국여자의사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이름을 올렸다. 시국선언 현장에도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 강대식 의협 상근부회장, 김창수 전국의대교수협의회장, 홍순원 한국여자의사회장, 박근태 대한개원의협의회장 등 주요 의료계 인사가 함께 자리해 사안의 엄중함을 더했다. 시국선언의 중요도를 감안해 의협 유튜브 채널인 'KMA TV'에서도 생중계를 진행했다.
임현택 회장은 "정부의 망국적인 의대 정원 증원 추진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의 일방적 강행, 간호법 제정을 통한 PA 간호사 활성화 획책 등을 스스로 무너져 가는 정권의 말로로 규정했다"라며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의료전문가 단체의 사명을 다하고자 투쟁에 나설 것임을 엄숙히 선언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의료계가 빠진 허울뿐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중단하고 의료계가 참여 가능한 실효성 있는 논의체 구성을 수차례 요구했음에도 정부는 의료계와 전혀 대화하지 않고 있고,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예고에 간호법안 심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현실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임 회장은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자 정부는 임시방편으로 모면하고자 여당과 국회를 통해 간호법을 졸속으로 제정하고자 하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라며 "정부가 또다시 보건의료노조 달래기에 나선다면 14만 의사의 불같은 저항과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의협은 정부와 국회를 향해 간호법 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논의 등 일방적 정책 추진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고도 요구했다.
임 회장은 "정부와 국회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붕괴 직전인 임상 현장에서 하루하루 갖은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도 국민 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의사로서 사명을 다하고 있는 14만 의사들은 국민을 살리고 의료를 살리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의료를 멈출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의료전문가 단체로서 의협 14만 전체 회원이 한목소리로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는 최후통첩"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다음은 시국선언문 전문.
시 국 선 언 문
지난 5월 대한의사협회 제42대 집행부가 출범한 이래 대한민국의 14만 의사들은 의료전문가로서, 보건의료 정책의 추진과 관계 법령 제·개정의 절차에 협력하여,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함을 의업의 사명으로 삼고 국민건강과 생명의 보호를 위한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대한민국 의료 붕괴를 자초한 졸속 의대 정원 추진에 이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보건의료 직역 간 혼란을 초래하여 보건의료 체계의 붕괴로 이어질 망국적인 간호법 제정에 국회 여야 뿐만 아니라 정부가 합세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의료계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음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망국적인 의대 정원 증원 추진 및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의 일방적 강행, 간호법 제정을 통한 PA간호사 활성화 획책 등을 스스로 무너져 가는 정권의 말로로 규정하고,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의료전문가 단체의 사명을 다하고자 투쟁에 나설 것임을 엄숙히 선언 합니다.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의 과학적 근거 부족,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 과정의 절차상 문제, 의학교육 현장을 무시한 일방적 강행, 6개월째 지속되고 있는 의료대란 사태 야기 등 정부가 초래한 무능력과 무책임은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수없이 많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세계 최고의 의료시스템과 우수한 의료인력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의료체계가 마치 당장 개혁을 하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국민들을 호도하고 불안감을 조성하여, 전혀 의료현장과 맞지 않고 실효성 없는 대책들만 일방적으로 쏟아내고 있습니다.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계가 빠진 허울뿐인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의료계가 참여 가능한 실효성 있는 논의체 구성을 수차례 요구하였음에도 정부는 의료계와 전혀 대화하지 않고 있으며, 이 사태를 해결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부는 간호사와 의료기사를 주축으로 한 보건의료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하자, 이를 임시방편으로 모면하고자 여당과 국회를 통해 간호법을 졸속으로 제정하고자 하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의 실질적 명분은 간호법의 빠른 통과와 전공의 인력이 빠진 노력에 대한 보상(*총액대비 임금 6.4% 인상)에 불과함에도, 정부가 또 다시 보건의료노조 달래기에 나선다면, 14만 의사들의 불같은 저항과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야 할 헌법상 의무를 갖고 있는 정부가 스스로 의료대란을 초래하여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당장의 위기만 모면하고자 더 큰 부작용을 양산할 수 있는 PA간호사를 활성화하겠다는 저의를 이해할 수 있는 국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대한민국 의료체계 붕괴를 막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고자, 이와 같은 문제점을 지적하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의 정당한 투쟁을 집단이기주의로 매도하고 의사들을 모욕하는 데 골몰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와 국회에 간호법 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또한, 의대 정원 증원 및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논의 등 일방적 정책 추진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의료체계의 정상화를 위해 정부만의, 정부에 의한, 정부를 위한 잘못된 정책 추진을 인정하고,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그 방향을 전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정부와 국회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붕괴 직전인 임상 현장에서 하루 하루 갖은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도 국민건강을 지켜야 한다는 의사로서의 사명을 다하고 있는 14만 의사회원들은 국민을 살리고, 의료를 살리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의료를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의료전문가단체로서 대한의사협회 14만 전체 회원이 한목소리로 대정부·대국회에 요구하는 최후통첩이 될 것입니다.
2024. 8. 27.
대한의학회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대한개원의협의회
대한병원의사협의회
한국여자의사회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대한의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