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붕괴 우려에, 복지부 "응급실 409개소 중 99% 24시간 운영"
의료계 "추석 앞두고 큰 위기" VS 박민수 차관 "전체 그림 못 봐"
현재 발생하고 있는 응급의료 대란 문제를 근거로 정부가 다시 한번 의대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 추진의 정당성을 부여했다. 응급실 대란은 의사 부족 등 의료개혁이 지체되면서 발생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다.
의료 전문가들이 응급실 진료 붕괴를 우려하는 상황 속에서도 정부는 "일부 어려움은 있을 수 있지만, 붕괴될 상황은 아니다"라며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보건복지부는 2일 '응급의료 등 비상진료 대응 관련 일일브리핑'을 진행했다.
발표자로 나선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현재의 응급의료 문제는 누적된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을 재차 강조, "의료인력 부족 등 오랜 기간 의료개혁이 지체되면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반적인 의료개혁이 병행돼야 근본적이 해결이 가능하다"며 '의료인력 확충' 등 의료개혁 추진에 범정부적인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의대정원 증원 규모에 대해 2026년 의대 정원은 이미 대학 입시 시행계획에 반영됐지만, 의료계가 합리적인 방안을 제시한다면 논의가 가능하다는 점도 재확인했다.
추석을 앞두고 응급실 과부화와 붕괴를 우려하는 의료계의 목소리에도 "붕괴될 정도는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보건복지부가 밝힌 응급의료 현황에 따르면, 전체 409개의 응급실 중 99%인 406개소는 24시간 운영을 하고 있으며, 6.6%에 해당하는 27개소는 병상을 축소해 운영 중이다.
응급실 인력과 관련해 박 차관은 "권역과 지역 응급의료센터 108개소의 응급의학과 전문의는 지난해에 비해 105% 수준"이라며 "전공의 이탈로 필요한 인력은 군의관과 공보의 파견, 진료지원간호사, 촉탁의 채용 등으로 보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응급실 붕괴를 우려하는 전문가를 향해서는 "전체 그림을 보기보다 본인이 직접 보고 있는 구체적인 부분을 보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전국의 현황 등을 집계해서 확인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응급실을 지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는 다르다. 의료계 내에서는 "추석명절을 앞두고 응급의료에 큰 위기가 닥쳤는데도 정부는 극구 부인하고, 문만 열고 있으면 정상이라며 국민을 속이려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지난 1일 공동성명을 통해 "현장조사와 고발 하겠다며 억지로 응급실 문을 열어둔다고 환자를 받을 수 있겠느냐"며 "사력을 다해 버텨오던 응급의학 전문의와 배후에서 수술과 치료를 담당하던 필수과 전문의들이 한계를 넘어서고, 건강에 이상을 보이며 현장에서 쓰러져 가고 있다"고 전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2일 입장문을 내고 "지난 5개월간 한 번도 의료현장에 가보지 않았으면서 기자에게 의료현장에 가보라는,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히 가동되고 있다는 대통령의 말과는 다르게 응급실은 전문의 부족으로 제대로 운영이 안 되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