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내과학회·병리학회, 암 정밀의료 가이드라인 공개
암 유전체 분석, 전이암·진행암·고형암 등 치료성과 입증
폐암 제외 암종 NGS검사 본인부담금 늘어 정밀의료 걸림돌
암 치료의 정밀의료 가이드라인이 제정됐다. 암 정밀의료 활성화를 위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 검사 비용 급여 확대 필요성도 제기됐다.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병리학회는 최근 암 치료에 있어 주요 정밀의료 가이드라인을 공동으로 개발해 공개했다.
정밀의료는 개인의 유전정보, 생활환경, 임상정보를 통합적으로 분석해 맞춤형 예방·진단·치료를 제공하는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으로, 특히 암 치료 분야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이 의료보험 선별급여 대상으로 적용되면서 한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정밀의료 시대가 열렸다. 이를 통해 많은 암 환자들의 치료 성과가 크게 개선됐지만, 해마다 새로운 항암제가 출시되면서 의료진과 환자 모두 정밀의료의 최신 흐름을 따라가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대한종양내과학회와 대한병리학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상진료 권고안을 마련했다.
권고안 개발을 주도한 암정밀의료사업단의 김지현 서울의대 교수(분당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와 대한병리학회 김완섭 건국의대 교수(건국대병원 병리과)는 "이번 권고안은 진행성 및 전이성 고형암 환자들에게 NGS 기반 유전자 패널검사를 권장하고 있다. 이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을 통해 환자의 암 유전체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면서 "다수의 연구 결과를 통해 암 유전체 분석이 치료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음을 입증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15개 암종에 대해 국내 현실을 반영한 유전자 분류 체계인 K-CAT을 적용해 진료 현장에서 필수적으로 검사하고 치료로 연결해야 할 주요 암 유전자 목록을 제시했다. 또 고형암의 병리학적 진단을 위해 NGS 기반 유전자 패널검사를 권고하며, 암 진단에 필수적인 유전자 이상에 대한 설명도 포함해 의료진이 실제 진료 현장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NGS 기반 유전자 패널검사는 고형암의 병리학적 진단에도 필수 도구로 자리잡고 있다. 실제로 골 및 연부조직 육종, 신세포암, 중추신경계 종양 등은 NGS 검사 결과가 있어야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치료제 선택뿐만 아니라,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NGS 검사에 대한 급여 축소가 정밀의료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근 NGS 검사에 대한 본인 부담금이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종에서 기존 50%에서 80%로 늘었다. 본인 부담금 인상은 특히 전이암 및 진행암 환자들에게 큰 경제적 부담을 주면서, 암의 정확한 진단과 유전자 맞춤 암 치료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80%의 본인부담금을 지불하고 NGS 검사를 하려면 약 120만원 정도의 진단비용이 든다.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NGS 검사를 하지 않으면 환자에게 여러 가지 다양한 분자표적항암제 또는 면역항암제에 적합한지 확인할 기회를 놓치게 될 수 있고, 임상시험 참여 기회 역시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두 학회는 "NGS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지원이 확대될 수 있도록 개선을 권고한다"라면서 "이번 권고안이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어, 보다 정확한 진단과 최적화된 치료로 이어지기를 기대하며, 정밀의료의 중요성과 함께 NGS 검사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권고안은 '암정복추진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작성됐으며, 주요 내용은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 <Journal of Pathology and Translational Medicine>에 동시 발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