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김주영·박균택 의원 발의 법안에 "강력 반대" 제출 예정
의사회에 조사권 및 징계권 부여, 리니언시 제도 도입 등 제안
22대 국회에서도 '특별사법경찰(특사경)' 도입을 법제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사무장병원 적발을 위해 건강보험공단에 특사경 도입이 필요하다는 법안에서 나아가 마약류 범죄 단속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공무원에게도 특사경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는 법안까지 등장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산하 단체 의견조회를 거쳐 지난 3일 열린 상임이사회에서 해당 법안들에 대해 '강력 반대' 하기로 결정, 국회와 법무부에 의견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사무장병원 및 면허대여 약국 단속을 위해 건보공단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은 현재까지 총 4개가 발의된 상태다. 여기에다 의료용 마약류 단속 강화를 위해 식약처 공무원에게도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까지 재등장했다.
의협은 꾸준히 특사경 제도에 반대 입장을 표시하고 있는데, 가장 최근에 발의된 김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법안에 대해서도 '강력 반대' 입장을 표시했다. 특사경 제도를 도입할 법적 당위성이 없고, 형사소송법 근본적인 입법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의협은 "사무장병원 및 마약류 범죄 단속 등 수사는 일반 수사기관 및 보건복지부 특사경 등의 수사력으로도 충분하다"라며 "건보공단과 식약처에 사법경찰권을 부여하면 수사 전문성뿐만 아니라 국민 기본권에 대한 과도한 침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의협은 ▲영장 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반 ▲정당한 진료권 위축 ▲특사경의 강제수사권에 대한 전문성 결여 등을 반대 이유로 내세웠다. 불법행위를 사전에 차단할 제도 정비와 리니언시 제도 등 근본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대안도 함께 제시했다.
의협은 "사무장병원 만연은 정부나 건보공단의 조사 권한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의료기관 개설 당시 불법 개설 여부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고 개설을 허가하고 의료생협 등 불법 개설 통로로 악용될 여지가 높은 제도를 마련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사무장병원 근절을 위해서는 각 지역 및 중앙의사단체에게 조사권 및 징계권을 부여해 의료계 스스로 자율정화 활동을 해 대응하는 게 보다 효과적"이라며 "불법 개설을 사전에 차단할 제도를 정비하고 리니언시 제도 등으로 보다 근본적이고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보건복지부 공무원과 건보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직원은 각종 행정조사 권한을 갖고 있어 의료기관에 강력한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으며 특히 보건복지부는 특사경 권한까지 갖고 있다는 게 의료계의 입장.
식약처에 특사경권 부여에 대해서도 "과도한 조사 권한을 부여해 법리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권력 남용, 기본권 침해 등으로 사회적 혼란만 가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