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산균' 장내 염증 감소·뷰티르산 증가·에너지 대사 회복 등 효과 동물실험 확인
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 교수 연구팀, [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 발표
고지방 식이로 인한 장내미생물 불균형은 낙산균(Clostridium Butyricum)을 통해 정상적으로 되돌릴 수 있다는 동물실험 연구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 교수 연구팀(최용훈 교수·남령희 연구원·최수인 박사)은 고지방 식이 실험쥐 모델에 낙산균을 투여한 결과, 장내 염증 감소·뷰티르산 증가·에너지 대사 회복 등의 회복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를 [Digestive Diseases and Sciences]와 [Journal of Neurogastroenterology and Motility] 최근호에 발표했다.
미국 콜로라도대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2022년 국제 학술지 '랜싯 소화기 & 간 연구'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20∼40대 젊은 대장암 발병률은 10만명 당 12.9명으로 조사대상 42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주된 원인으로 식습관 서구화에 따른 고지방 식이가 지목됐다. 과도한 지방 섭취는 비만·지방간·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질환 위험을 높이며, 장내미생물 불균형과 염증 물질을 증가시켜 대장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계에서는 고지방 식이로 인한 장내불균형을 치료하는 프로바이오틱스(인체에 이로움을 주는 유익균)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특히 뷰티르산(butyric acid)은 장내 유해균의 정착을 막고, 항염·면역 조절 및 유지 작용과 장 기능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나영 교수 연구팀은 뷰티르산이 낙산균(clostridium butyricum)에 의해 생성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고지방 식이 실험쥐 모델에 낙산균을 투여한 뒤 지방 과다 섭취로 인한 장내미생물 불균형 회복과 기전을 알아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쥐 모델을 △일반 식이 △고지방 식이 △고지방 식이 및 낙산균 투여 그룹으로 나눠, 8주간 대장 점막·대변·장내미생물 변화 양상 등을 비교 관찰했다.
연구 결과, 고지방 식이 그룹은 일반 그룹에 비해 대장 점막에서 염증 물질이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지방이 침착됐다. 장내 유익균을 늘려주는 뷰티르산 및 뷰티르산 생성 세균도 감소했다.
고지방 식이 그룹은 장관 투과성이 증가하고, 탄수화물과 에너지 대사가 감소했다.
연구팀은 고지방 식이가 장내미생물의 변화를 유도하고, 그로 인해 다시금 장내 대사 과정에 악영향을 끼침으로써 결과적으로 탄수화물 및 에너지 대사를 저해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지방 식이 및 낙산균 투여 그룹에서는 고지방 식이로 인한 유해한 변화들이 정상적으로 회복하는 양상을 보였다. 염증 물질이 감소하고 대변 내 뷰티르산이 증가했으며, 장관 투과성 및 에너지 대사 회복 등이 호전됐다.
특히 이러한 결과는 수컷 그룹에서 두드러졌다.
연구팀은 고지방 식이에 의한 장내미생물 불균형 치료 연구와 낙산균 치료제 연구 시 남여 간 성차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장 건강 회복뿐만 아니라, 소아 비만과 같은 대사질환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로서 낙산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김나영 교수는 "고지방 식이로 인해 장내미생물 불균형이 발생하고 대사 체계가 손상된다는 점, 그리고 이를 원래대로 회복시키는 데 낙산균이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점을 확인했다"면서 "최근 과도한 지방 섭취로 가파른 증가 추세에 있는 대장암·염증성 장질환·과민성 장증후군 등 각종 중증 장 질환과 소아 비만 등 대사 질환을 예방·치료하기 위한 프로바이오틱스로서 낙산균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