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교육과정 표준화·평가·환류 체계 필수…정부 재정 지원 필요
대한의학회 11일 '인턴 및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연구 결과 발표회'
수련환경을 정상화 하기 위해서는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학회가 주도적인 관리와 평가할 수 있는 체계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11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인턴 및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연구 결과 발표회'에서 "현행 인턴 수련교육 프로그램은 수립과 실행을 관리하거나 인증하는 기관이 없어 수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진로 탐색 또한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수련교육을 정상화하고, 내실있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대한의학회와 전문과목 학회가 주관하에 관리·평가할 수 있는 수련 및 지도전문의 총괄교육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용범 이사는 "인턴이 우수한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교육 목표를 정립하고, 공통역량과 핵심역량을 달성할 수 있는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개발·실행해야 한다"면서 "평가·환류체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과 수련병원의 환경 조성도 강조했다.
"수련과정 표준화와 질 개선을 위해 인턴을 전담으로 지도하는 책임지도전문의와 지도전문의를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재정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 박용범 이사는 "수련기관 역시 책임 및 지도전문의가 수련교육 환경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하고, 인턴이 학습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고 재정 지원과 환경 조성을 요청했다.
박용범 이사는 "수련정책은 급격한 변화보다는 거시적 국가환경과 장기적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며 "정책 변화가 의료인력 불균형 해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 필수의료 위기를 해소할 수 있는지, 수련의 질에 문제는 없는지, 미래의료를 책임질 후속세대를 양성할 수 있는지의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공의 수련교육 내실화를 위해서는 대한의학회가 교육 총괄기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박시내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이비인후과)는 '수련 내실화를 위한 지도전문의의 역할' 주제발표를 통해 "전공의 교육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대한의학회가 수련교육 프로그램과 지도전문의 역량 교육을 총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지도전문의제도와 수련교육 프로그램 구축을 위해 국가가 재정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지역과 과목별 전공의 인력 불균형과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며 보건복지부가 추진한 수도권·비수도권 전공의 5:5 배정 방침과 관련, 26개 전문학회의 비판 여론도 소개됐다.
윤신원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수련교육이사는 '전공의 배정 전문학회 의견' 주제발표를 통해 "전문과별 수련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갑작스런 획일적·강압적·관료적 정책이자 전공의 수련의 질 향상이라는 최소한의 교육 기본 목표에 어긋나는 정책이라는 것이 전문학회의 공통의견"이라면서 "수련병원의 동의를 이끌어낼 수 없고, 혼란을 가중시켜 모두가 불만족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신원 이사는 "내과·산부인과·응급의학과는 수도권은 물론 비수도권 확보율도 떨어졌다"면서 "의료인력 불균형 해소, 필수의료·비수도권 증가율 증가 등 모든 측면에서 실효성이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밝혔다.
"보다 나은 수련환경에서 역량있는 전문의를 배출해야 미래의료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한 윤신원 이사는 "역량을 갖춘 전문의 배출 없이는 세계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는 하향 평준화 될 것"이라면서 "풍전등화 같은 의료시스템의 촛불이 꺼지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에 따른 의료 사태를 경험하면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자료 생산 및 축적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면서 현재 5개 정책연구 TF를 구성, ▲인력 추계 검증 ▲기초의학 진흥 ▲전공의 수련환경 ▲지역의료 ▲필수의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