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의사 1명이 24시간 감당…가장 심각한 지역 '이곳'

응급실 의사 1명이 24시간 감당…가장 심각한 지역 '이곳'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4.09.12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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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병원 53곳 응급실 의사 42.1%↓…전의교협 "배후진료도 줄어, 역량 반감"
'나홀로 응급실 24시간' 32%, 2명 상주 가능은 30%에 그쳐 "작년엔 90%였는데"

ⓒ의협신문
ⓒ의협신문

추석 연휴를 앞두고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 53곳의 응급실 의사 수가 전년 대비 반감된 것으로 조사되며 응급실 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조사된 응급실 3곳 중 1곳은 1명의 응급의학 의사가 24시간 근무할 수밖에 없는 환경으로 나타났고, 수도권보다는 지역 상황이 심각한 가운데 부산 지역의 응급실이 가장 위급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은 지난 9일과 10일 양일간 전국 수련병원의 응급실 현황 조사를 실시했으며, 응답한 53곳의 결과를 추려 12일 발표했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53곳 응급실에 근무 의사 수는 지난해 922명에서 현재 534명으로 42.1% 감소했다. 특히 21곳(39.6%)는 작년 대비 응급실 의사 수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 

전의교협에 따르면 응급실에서 항상 2명 이상이 근무할 수 있는 곳은 16곳(30.2%)에 그쳤다. 17곳(32.1%)은 1명의 의사가 24시간 동안 응급실을 홀로 감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했다.

전의교협은 "응급실 특성과 24시간 3교대 근무일정을 고려했을 때, 제대로 응급의료를 수행하기 위해선 7~8명이 한 조를 이뤄야 한다"며 "지난해에는 많은 수련병원이 교수 7~8명에 전공의까지 함께 응급실을 맡았다"고 돌이켰다. 

실제로 2023년도에는 48곳(90.6%)에서 12명 이상이 근무했으며 상시 2명 이상의 근무자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의교협은 "53곳 중 7곳(13.2%)이 5명 이하 근무로 부분적 폐쇄를 고려하는 수준이고, 10곳(18.9%)이 6~7명 근무로 24시간 1인 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입원실 1000개의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의사 1명이 근무한다는 게 믿어지느냐. 이를 정부는 '문제없는 곳'이로 통계를 내고 있다"고 꼬집었다. 

[표=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제공] ⓒ의협신문
[표=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제공] ⓒ의협신문

조사된 병원 중 29곳(54.7%)에서는 배후진료를 맡을 전문의 수마저 감소했다. 전공의는 384명에서 33명으로 91.4% 줄었다. 전의교협은 "1인 근무에 따른 진료가능 환자수 감소와 배후진료 약화 등을 고려하면, 실제 응급실 진료역량은 지난해에 비해 50%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응급실 붕괴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특히 부산지역에서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의사 수는 ▲충청 ▲부산 ▲광주·전남 지역이 50% 이상 줄었고, △강원 △전북 △대구·경북 △울산·경남 지역이 40% 이상 줄었다. 부산소재 병원 5곳의 응급의학 의사는 병원당 평균 6.4명으로 가장 열악했다. 서울·경기·인천 수도권 지역은 35.7% 감소했다.

전문의 수는 △충청 27.9% △광주·전남 13.6% △대구·경북 12.8% △부산 11.4% 줄은 것에 비해, 서울·경기·인천 지역은 0.3%만 감소했고 오히려 증가한 병원도 있었다. 

전의교협은 "우리나라 의료는 현재 20년 전보다 못한 몰락의 길로 가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어 "추석 연휴 응급실에 근무하는 의사들은 정부 명령이 없더라도 국민을 위해 응급실을 지키며 최선을 다하겠지만, 물리적 한계는 극복할 수 없다"며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지속될 수는 없기에 응급실 진료는 더 축소될 수 있다. 재난 수준"이라고 우려했다. 

[표=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제공] ⓒ의협신문
[표=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제공]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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