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평원 무력화 입법예고에 의료계 발끈 "교육 부실 목소리 입틀막"
의협 필두로 교육계 한목소리 "부실의사 양성 정부가 앞장선다"
입학 정원이 늘어난 의대의 '주요변화평가' 본격화 시점에 교육부가 돌연 평가를 주도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에 대한 규정 개정에 나서자 의료계가 "의평원의 인증평가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상식의 선을 넘어 부실한 의사 양성에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다.
대한의사협회와 전국의과대학 교수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의학회는 27일 공동 입장문을 내고 "의평원에 대한 교육부 협박이 도를 넘었다"며 관계자 강력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교육부는 지난 25일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고 11월 4일까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학교에 대한 평가 인증 인정기관의 (재)지정 취소에 따른 인정기관 부재시 기존 평가‧인증 유효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의대가 의평원 인증평가에서 불인증 받더라도 그 처분을 1년 이상 유예하도록 하는 내용도 넣었다.
의료계는 "교육부가 본연의 역할을 망각한 채 우수한 의사 양성을 위해 충실히 업무수행 중인 의평원을 상대로 인정기관 재지정 처분을 갖고 협박하고 있다"라며 "입학정원 증원으로 초래될 수밖에 없는 의대 부실화를 지적하는 목소리에 재갈을 물리고 이제는 입틀막까지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의평원을 향한 교육부의 압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5월 의평원을 의대 평가인증 기구로 재지정하면서 평가인증 기준, 방법 및 절차 등을 변경할 때 교육부 인정기관심의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아야 한다며 재지정 조건을 통보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에도 의료계는 사전심의 절차가 의평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계는 ▲의평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개정령안 즉각 취소 ▲국민건강 훼손에 앞장선 관계자 모두 밝혀 처분 등 두 가지를 요구했다.
의료계는 "교육부는 무리한 의대정원 증원 강행에 따라 발생할 문제를 숨기기 위해 정상적인 의학교육 평가 수행조차 막으려는 속내를 숨기지 않고 있다"라며 "수십년간 쌓아온 의학교육에 대한 노력과 헌신, 그리고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의대 교육을 일거에 물거품으로 만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부실의대는 부실의사를 양성하는 것이 자명하고 종국에는 국민의 건강권과 생명권을 심각하게 훼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