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의협 회장 "한의사 폐지 공론화 할 때" 역제안
의료계 "한의학 역할 스스로 부정하는 행태" 지적
대한한의사협회가 공공의료분야 의사 수급난 해결책으로 한의사 활용방안을 공식 제안하자 의료계가 황당함을 표시하며 오히려 한의사 폐지를 공론화 할 때라는 역제안까지 나왔다.
대한의사협회는 "한의협의 주장은 한의학만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 한정적임을 인정하면서 그동안 주장해온 한의학의 의학으로서 역할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1일 밝혔다.
앞서 한의협은 한의대를 졸업한 다음 2년 동안 추가교육을 받은 후 '지역 공공 필수 한정 의사 면허제도'를 부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해당 의사면허를 받아 지역 공공의료기관에 근무하도록 하는 것이다.
6년 동안 이뤄지는 의과대학 교육을 단 2년의 추가교육만으로 의사를 배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셈이다.
의협은 "단 2년의 교육만으로 의사 자격을 부여하자는 주장은 의과 교육과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이를 폄하하려는 시도로 보인다"라며 "지금도 한의대에서 의대 교육 커리큘럼을 흉내 내고 있지만 그 양과 질은 모두 의과 교육 과정보다 현저히 떨어진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의협은 한의학의 과학화가 어렵다는 현실을 인식했다면 후배들에게 이를 솔직히 고하고 의대에 진학해 의과 교육과정을 제대로 밟아나가도록 권하는 것이 선배 된 도리"라며 "단지 인원 부족을 이유로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은 사람들에게 2년의 교육만으로 의사 자격을 부여하겠다는 주장은 공공의료를 경시하는 태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의사가 의사로서 역할을 수행하려면 정식으로 의대에 입학해 의사면허를 받아 인턴 및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면 된다는 원칙도 함께 이야기했다.
같은날 임현택 의협 회장도 개인 SNS에 "OECD 국가 중 한의사를 의사로 인정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외에 단 하나도 없다"라며 "국민 건강에 한의사가 유익하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참에 한의사 제도는 국민 건강을 위해, 또 국제 표준에 맞게 폐지하는 게 진정한 국민을 위한 의료개혁이다. 정체성에 혼란스러워하는 한의사 제도 폐지를 공론의 장에서 진지하게 논의할 시점"이라고 남겼다.
서울시의사회도 한의협의 주장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2년 공부해서 의사가 되겠다는 편법은 상식과 공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민 여론에 찬물을 끼얹는 헛발질에 불과하다"라며 "정부는 항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고 국민 건강을 수호하기 위한 의지의 표명으로 의료법 등 관련법을 송두리째 무시한 한의협의 망언에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