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에노게스트 등 약물치료 효과·장기 복용 안전성 확인
환자 증상·임신 계획 등 고려 약물치료 우선 시행 바람직
자궁내막증학회·바이엘, 국내 첫 '자궁내막증 문진표' 배포
자궁내막증 치료 패러다임이 선제적인 약물치료로 바뀌고 있다. 디에노게스트 등 자궁내막증 치료 약물의 효과와 안전성 프로파일이 확인되면서 약물 치료 극대화, 수술적 처치 최소화 전략이 제시되고 있다.
대한자궁내막증학회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9월 29일 제15차 학술대회를 열고 자궁내막증 진단과 치료에 대한 최신지견과 그간의 연구 성과를 공유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자궁내막증학회와 바이엘코리아가 함께 제작한 '자궁내막증 문진표'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번 학술대회 런천심포지엄에서 주종길 부산의대 교수(부산대병원 산부인과·대한자궁내막증학회 총무이사)는 '자궁내막증의 조기 진단과 장기 치료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주종길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각종 통증을 동반해 여성의 삶의 질을 심각하게 저하시키며 난소의 예비력을 감소시키는 질환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과 가임력 유지를 위해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라면서 "최근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기술이 발달하면서 수술적 방법 없이도 자궁내막증 진단이 가능할 정도로 진단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어 환자의 임상 증상에 중점을 둔 진단이 중요하다"고 했다.
환자 임상병력을 활용한 자궁내막증 위험 예측 방법도 제시했다.
주종길 교수는 "자궁내막증의 조기 진단과 고위험군 환자를 선별하기 위해, 원발성 또는 이차성 월경곤란, 비주기적인 만성 골반 통증, 배변 곤란 등을 평가할 수 있는 설문지가 제안되고 있다"라면서 "환자의 임상 병력을 활용하면 자궁내막증의 위험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자궁내막증학회와 바이엘이 함께 제작한 자궁내막증 문진표도 공개했다.
통증으로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통증의 정도를 보다 적절하게 평가하기 위한 도구로, 월경통, 골반통, 성교통, 항문통 및 배변 곤란, 배뇨통 등 자궁내막증의 의심 증상 체크리스트를 구성하고, 1∼10점 척도로 세분화해 평가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통증 감소를 위해 복용하고 있는 약물치료 경과를 확인하기 위한 문항도 포함됐다.
자궁내막증은 자궁 외부에 자궁내막의 선과 기질 조직이 존재하는 상태를 이른다. 연구에 따르면, 가임기 여성의 약 10%에서 자궁내막증이 나타나지만 증상을 참거나 오진 등의 이유로 진단이 지연돼 10명 중 6명은 올바른 시기에 진단되지 않으며, 청소년기 환자의 경우 증상발현 후 초진까지 6년 이상, 초진부터 진단까지 5.4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자궁내막증 증상은 무증상부터 골반 내 출혈, 자궁 주위 유착으로 인한 월경통, 골반통, 성교 시 불편감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심한 월경통은 자궁내막증의 주요 증상임에도, 진단과 치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려 오랜 기간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초래할 수 있다.
주종길 교수는 "자궁내막증 문진표는 보다 정확히 환자들의 증상을 파악하고 환자가 겪고 있는 불편함을 확인해 환자의 특성에 맞는 치료를 제시하기 위해 개발됐다"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통증 등 주요 증상과 환자의 연령, 임신 계획 등을 고려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약물치료 극대화 전략도 소개했다.
주종길 교수는 "자궁내막증은 만성질환으로 평생에 걸친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약물 치료를 극대화하고 수술적 처치는 최소화하는 전략이 강조된다. 특히, 최근에는 디에노게스트 등 약물치료의 억제 및 조절 효과와 장기 복용 안전성 프로파일 역시 입증되고 있어 자궁내막증 환자의 증상 및 임신 계획 등을 고려해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게 중요하다"라면서 "대표적인 디에노게스트 성분 자궁내막증 치료제인 비잔은 시판 후 관찰연구인 VIPOS 연구를 통해 최대 7년까지의 안전성 데이터를 확인했으며, 장기 사용자의 평균 복용 기간이 32.5개월로 나타났다. 이런 장기 안전성 프로파일을 바탕으로 학회도 올해 자궁내막증 진료지침을 개정했다. 15개월 이상의 디에노게스트 장기 치료는 여성의 임신 계획, 질병의 재발 여부, 부작용 등에 따라 개별화하고 치료 기간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