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식욕억제제, ADHD치료제' 주요 마약류 사례 보니
전진숙 의원 "마약류 투약이력 실시간 확인 시스템 확대 시급"
주요 마약류 의약품 처방 환자를 분석한 결과, 여러 병원을 돌며 이른바 '마약류 쇼핑'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다수 포착됐다. 주요 마약류에는 이른바 '데이트 강간 약물'로 악용될 수 있는 졸피뎀도 포함, 범죄 악용에 대한 우려도 큰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은 10일 2023년 주요 마약류 의약품 처방 사례를 분석, 복수의 의료기관을 방문해 처방받는 환자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주요 마약류 의약품으로는 수면진정제, 식욕억제제, ADHD치료제 등을 꼽았다.
수면진정제 성분인 졸피뎀은 상위 20명이 104곳 의료기관을 방문, 1인당 평균 5315개의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졸피뎀을 처방받은 전체 환자가 받은 평균 처방량(88.3개) 대비 약 60배 수준이다.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의 ADHD 치료제는 상위 20명이 52곳 의료기관을 방문해서 1인당 평균 5658개의 약을 처방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ADHD치료제를 처방받은 전체 환자의 평균 처방량(260.5개) 대비 약 22배에 달하는 수치다.
식욕억제제는 상위 20명이 70곳 의료기관을 방문해서 1인당 평균 4,950개의 약을 처방받았다. 2023년 식욕억제제 처방받은 전체 환자 평균 처방량(198.4개)의 약 25배 수준이다.
3가지 마약류 처방량 상위 20인이 방문한 의료기관을 집계한 결과도 공개했다.
식욕억제제, ADHD치료제, 졸피뎀 성분의 2023년 처방량 상위 20인 중 38.3%는 3개 이상의 의료기관을 돌아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마약류 성분별로 살펴보면, ADHD 치료제 처방 상위 20명 중 6명, 졸피뎀 처방 상위 20명 중 7명, 식욕억제제 처방 상위 20명 중 10명이 3곳 이상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0곳 이상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도 3명이나 있었다.
가장 많은 의료기관을 돌아다닌 사례에서는 한 명의 환자가 34곳 의료기관에서 465번에 걸쳐 총 1만 1207개 졸피뎀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3곳 의료기관에서 54번에 걸쳐 8658개 ADHD 치료제를 처방받은 사례도 있었다.
전진숙 의원은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해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받는 환자들을 사전에 예방하려면, 마약류를 처방하는 의사가 환자의 과거 투약이력을 신속하게 확인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현행 시스템에서는 의사가 실시간으로 마약류 투약내역을 확인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펜타닐(진통제) 성분에 국한돼 있다.
전진숙 의원은 "졸피뎀의 경우, 이른바 '데이트 강간 약물'로 악용되는 사례도 많아 범죄 악용이 우려된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마약류 처방 전 투약이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시스템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