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독감 접종 '예진표 통합' "어떻게 안되겠니?"

코로나+독감 접종 '예진표 통합' "어떻게 안되겠니?"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10.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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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표 2장 작성, 대상자 분류 등 행정력 부담 토로
화이자 코로나 백신 분주도 복잡한 행정에 한몫

환절기를 맞아 독감과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예진표 작성부터, 예방접종 종류 구분, 접종 후 대기까지 거쳐야 하는 복잡한 행정에 일선 개원가가 몸살을 앓고 있다. 예방접종과 부작용 발생 확인 등에 온전한 집중이 어려울 정도로 행정 절차가 복잡하다는 것이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분주도 행정력을 복잡하게 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18일 개원가에 따르면, 국가예방접종사업 항목인 독감과 코로나19 접종 시즌을 맞아 서류 작업이 복잡해 정작 환자 안전과 직결된 예방접종 자체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어르신 독감 및 코로나19 예방접종이 시작됐다. 예방접종은 대상자가 한날한시 몰려드는 현상을 막기 위해 3~4일 간격으로 접종 대상 나이를 구분하고 있다. 11일부터는 75세 이상, 15일부터는 70~74세, 18일부터는 65~69세가 접종을 시작하는 식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7일 저녁 6시 기준 65세 이상에서 코로나19 예방접종자 수는 174만4800명(접종률 16.9%)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배 더 많은 숫자가 코로나19 예방접종을 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 중 91.2%는 독감 백신을 동시에 맞았다.

예방접종 대상자가 방문하면 가장 먼저 예진표를 작성해야 한다. 독감과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동시에 하려면 예진표를 두 장 작성해야 한다. 

독감 예방접종 예진표는 개인정보 처리 동의 내용을 포함해 12~13개 항목에 체크를 하고 서명해야 한다. 특별히 아픈 곳이 있는지, 기저질환이 있는지 등을 묻고 있다. 10~11개 질문으로 이뤄져 있는 코로나19 예방접종 예진표 내용은 독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확인하기 위한 기저질환 내용만 다를 뿐이다.

대상자는 예진표만 작성하면 되지만 이때부터 의료기관의 행정업무는 복잡해진다. 예방접종 대상자가 독감과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모두 하는지, 둘 중 하나만 하는지를 확인해 색깔이 다른 스티커로 표시해야 한다.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오접종 우려 때문에 오히려 동시 접종이 속 편하다는 볼멘 소리가 나올 정도다.

동시에 의료진은 코로나19 접종 대상자 예진표에 실제 접종자(주사를 놓는 사람)가 누구인지 써야 하고 대상자의 어느 쪽 팔에다 주사를 했는지도 기록해야 한다. 예방접종 후에는 부작용 발생 확인을 위해 일정 시간 의료기관에 대기토록 하면서 관리가 뒤따른다.

서울 J내과 원장은 "예진표에 체크해야 할 항목이 각각 9개 정도 되는데 해마다 해오던 거라서 익숙해졌다고 하더라도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며 "특히 예방접종을 시작하는 첫날은 대상자가 집중되는 날이라서 복잡한 행정력에 과중함까지 더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예진표를 코로나19, 독감용 말고 동시접종의 경우 쓸 수 있는 유형을 하나 더 만드는 것도 방법"이라는 제안도 내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센터에는 동시 접종을 할 때는 예진표를 한 장만 작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건의가 들어오기도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질병관리청에 예진표 개선 사항을 건의하기로 했다.

의협 관계자는 "현재 독감과 코로나19 예진표 조사 문항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작성이 필요하다"라면서도 "의료기관 및 환자의 행정부담 최소화를 위해 예진표 간소화 등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6명에 분주하는 화이자 코로나 백신 "버리는 게 더 많다"

코로나19 주사제 분주도 행정 절차를 복잡하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행정력뿐만 아니라 비용도 낭비라는 지적까지 더해졌다.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은 하나의 주사액을 6명에게 나눠서 쓸 수 있다. 문제는 백신 접종자가 6명까지 되지 않을 때다. 남은 백신은 고스란히 버려야 하는 상황.

전라북도 K내과 원장은 "예방접종을 적게 하는 의료기관은 하루에 한두명일 수 있는데 주사액이 남으면 다 버려야 한다"라며 "예방접종 분위기가 사그라드는 11월만 돼도 버려지는 주사액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기관 입장에서도 국가적으로 비용 낭비"라고 꼬집었다.

조현호 노원구의사회장(내과)은 남는 백신을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했다. 조 회장은 "적어도 의료기관에서 일을 하는 의사, 간호인력, 임상병리사는 감염 환자 접촉 위험이 있으니 남는 주사제를 활용해 예방접종을 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현재 코로나 치료제 처방 대상 중 만 65세가 아니라 60세로 설정돼 있는데 이 기준을 백신에도 적용해 백신을 버릴 확률을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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