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 여·야 의원 "귀신 나오는 줄…열악한 시설 가슴 아파"
반년도 안 남았는데…홍원화 총장 홀로 "충분히 교육 가능"
'경북대 나온' 전공의 대표 "7500명. 단언컨대 교육 불가"
정부의 일방적 의대증원 정책 속 의대 신입생 정원을 230% 뻥튀기해 솔선수범했던 경북대학교가 열악한 교육 환경이 그대로 노출되면서, 여·야 국회의원들로부터 '교육 불가' 성적표를 받았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교육이 불가해보인다"는 여·야 의원들의 이구동성 질타에도 불구 "교육이 가능하다"는 외로운 입장을 고수했다.
국회 교육위 여·야 의원들은 17일 경북의대 현장을 시찰한 직후 경북대학교에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노후된 경북의대 시설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카데바 실습실은 귀신이 나오는 줄알았다. 경북대병원은 70년, 80년대 대학병원인줄 알았다. 독서실도 60년대 건물같은 느낌이었다"고 질타했다.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실습도 현재 오전반·오후반으로 나눠서 하는데 인원이 늘어나면 새벽반, 저녁반을 만들어 공장처럼 하루 종일 돌려야 한다"며 "지금 상태로는 (제대로 된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된다"고 짚었다.
여당 의원들도 너무도 열악한 의대교육 현장을 본 뒤, 쓴소리를 쏟아냈다.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은 "카데바 실습실에 방문했을 때 근무하는 교수가 몇십년 째 시설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오랜 세월 동안 학교 시설이 노후화되도록 학교 측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궁금하다"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도 "우수한 인재들이 열악한 시설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현실은 참 가슴 아프다"며 말을 보탰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열악한 교육 환경을 꼬집는 여·야 의원들의 비판에도, 반년도 채 남지 않은 시간적·물리적 한계에도 굴하지 않았다.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경북의대 본관은 근대건축물로 함부로 손을 대기 어렵다. 총장이 된지 3년째인데 관련 요구가 전혀 없었다"는 변명 성격의 답변을 놓은 뒤 "국회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교육부가 열심히 재정 지원을 해주면 시설 개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예과생들은 의대가 아닌 본교에서 수업을 진행하는데 그 기간 동안 재정 지원을 받아 열심히 준비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원화 총장은 올해 초 대규모 의대증원 규모 신청 직후,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에 등록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계 진출을 위해 의대 증원을 발판 삼았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7500명. 단언컨대 교육은 불가합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모교인 경북대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질타, 의대 증원으로 인한 내년 7500명 의대생 의학교육은 불가함을 분명히 했다.
박단 위원장은 18일 개인 SNS에 경북대학교에서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영상을 함께 게재하면서 "저의 모교 경북대의 교육 환경은 열악하다. 국가고시를 준비하던 본과 4학년 시절, 전기세가 많이 나온다며 도서관 에어컨과 전등을 끄고 공부하던 학생을 쫓아내던 학교"라고 비판했다.
"실습 기자재가 부족해 일회용품을 재사용하라 지시하던 학교다. 수술용 실 하나를 고이 받아들어 이미 너덜너덜해진 모형 위에 아끼고 아껴가며 연습했던 기억이 난다"며 "7500명. 단언컨대 교육은 불가하다"는 확고한 입장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