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검진·약물 검토 외에 실내 안전 환경 평가…정부 지원 정책 연계해야
김무영 서울시 북부병원 가정의학과장, 대한임상노인학회 추계학술대회 발표
노인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체 검진뿐만 아니라 실내 거주 환경 위험을 평가·개선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노인의학 전문가로서 낙상 예방을 위해서는 개인 건강뿐 아니라 거주 환경을 개선하는 역할까지 수행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우영 서울시 북부병원 가정의학과장(노인병클리닉)은 20일 더 케이 호텔에서 열린 대한임상노인학회(회장 이상화·이사장 김문종) 추계학술대회에서 '낙상 예방을 위한 다면 평가와 중재' 강의를 통해 맞춤형 낙상 예방 중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 세계적으로 65세 이상 노인의 30%에서, 80세 이상 노인의 50%에서 1년에 한 번 이상 낙상 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노인에서 최근 1년 이내 낙상 경험 유병률은 13∼42%로 보고됐다. 낙상 경험자의 38%는 병원 진료를 받았으며, 고령자 낙상 사고로 인한 순수 직접 비용(의료비+장기요양비)만 연간 1조 6천억 원에 달한다.
김무영 과장은 "낙상 예방 중재를 위해 노인에게 꼭 필요한 약물인지, 감량 여지는 없는지를 검토하고, 부족한 비타민 D 보충을 권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무영 과장은 낙상 위험을 평가하기 위해 병력 조사·신체검진·보행·근력·균형 평가 및 검사실 검사(혈액·골밀도·심전도·필요 시 뇌 및 척추 영상 촬영) 외에 실내 환경 위험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내 환경 위험 평가 항목으로는 현관 및 계단 안전손잡이, 보행에 장애가 되는 물건, 미끄럼방지 시설, 거실 바닥에 전기 코드 및 전화선, 통로에 책·상자·신문지 등 유무, 문턱이 있거나 경사로 미설치 상태, 주방 바닥이 젖어있거나 미끄러움,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꺼내야 하는지, 화장실 벽이나 변기 주변 안전손잡이, 미끄럼방지 매트나 스티커, 화장실 문 앞 미끄럼방지 기능 깔개나 카펫 설치, 침대에 앉았을 때 발바닥이 바닥에 닿는지, 침대 옆 보조 탁자 및 기둥형 안전손잡, 실내조명 밝기, 침대에서 손을 뻗어 바로 켤 수 있는 조명 유무, 야간에 간접 조명등, 현관 입구나 계단 등에 자동 센서 조명, 무겁거나 바짓단이 끌리고 몸에 맞지 않는 큰 옷, 끈이 있고 발에 잘 맞고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신발, 시력에 맞는 잘 닦여있는 안경 등을 제시했다.
실내 환경 위험 평가 외에 ▲재가노인 주택안전 환경조성 시범사업 ▲1인 가구 어르신 주택안전 지원사업 ▲어르신 낙상방지 집수리 사업 등 다양한 정부 및 지자체 지원 정책 연계 방법도 소개했다.
김무영 과장은 호주 왕립 퍼스병원(Royal Perth Hoepital)에서 노인의학을 연수한 뒤 서울의료원 가정의학과장·중랑구 보건소장을 거쳐 현재 서울시 북부병원 노인병클리닉에서 노인 환자를 위한 맞춤형 진료와 통합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황희진 홍보이사(가톨릭관동의대 교수·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는 "이번 추계학술대회에서는 노인에서 흔한 만성질환(심혈관질환·천식·당뇨병) 관리부터 생체연령 측정, 예방접종, 디지털 헬스, 콩팥 기능 저하, 속쓰림, 수면장애, 생애말기돌봄, 재택 의료, 약물 검토, 장기요양시설 계약의사(구 촉탁의)까지 지속적이면서도 포괄적인 진료에 필요한 주제를 논의했다"고 밝혔다.
대한임상노인학회는 1992년 출범한 대한노인병연구회를 모태로 노인질환 예방·치료·관리를 위한 연구와 학문적 교류를 통해 노인의학 발전과 노인 복지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1999년 대한임상노인의학회로 명칭을 변경, 매년 춘·추계 학술대회와 노인의학 전문인정의 자격고시를 비롯해 노인의학 최신 치료지침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2024년 1월 다양한 노인의학 전문가간 소통과 협력을 통해 노인문제를 의학적·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학회 명칭을 대한임상노인학회로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