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정 연세대 교수, 보건경제정책학회 산업계 영향 분석
급여의약품 생산 줄이고 비급여 늘려…수입약 코프로모션도 급증
정부가 지난 2012년 4월 1일 단행한 일괄 약가 인하는 국내 제약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일괄 약가 인하 정책으로 제약기업의 매출감소이 감소되며 제약기업의 생산성과 잠재력을 약화시켰다는 진단이다..
최윤정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25일 고려대 미래융합기술관에서 열린 한국보건경제정책학회 학술대회에서 '약가 인하 정책이 제약기업의 성과와 행태에 미치는 영향'을 발제했다.
일괄 약가 인하 정책으로 기업들의 자체 생산 비중은 줄고 수입약에 대한 코프로모션이 증가해 국내 제약산업의 생산기반, 공급 안정성을 떨어뜨렸다는 지적이다.
약가인하 충격은 지속적인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2012년 약가 인하 단행 이후 2013년 매출은 34%, 2019년까지 26∼51.2% 감소세가 지속됐다. 매출액 기준 하위(300억원 미만), 중위(300∼1500억원), 상위(1500억원 이상) 기업 표본에도 영향을 미쳐 2015년부터 하위기업(22개사)이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최윤정 교수는 "2012년 일괄 약가 인하 정책이 매출액 성장세를 둔화시키며, 제약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및 대형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생산 및 매출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비급여 의약품의 품목수가 늘어 전체 의약품 중 비급여의약품 비중이 높아졌다. 약가인하 노출 기업의 2012년 비급여의약품 수는 약 31.5% 증가했으며, 비급여의약품 비중도 2012년 4%, 2019년 기준 17.3% 높아졌다.
전문의약품 중 급여의약품의 생산은 2012년 이후 연평균 10% 줄었지만, 급여 전문의약품 가운데 미인하 품목 비중은 2018년까지 최대 10.5% 증가했다.
자체생산 제품 비율을 줄이고 수입 의약품에 대한 코프로모션 비중 증가 경향도 뚜렷했다.
최윤정 교수는 "장기적으로 약가인하 정책이 재정 부담 완화에 크게 효과적이 않다. 차제에 시장구조-행태-성과의 인과 관계와 역인과 관계의 역동성을 고려한 정책 설계와 집행이 필요하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