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작용 위험 '위고비' 무분별 처방에 비대면 AI 진료도 등장
AI 악용 비대면 진료 민간업체, 안산단원경찰서에 고발장 제출
정부가 '전면' 허용하고 있는 비대면진료의 폐해가 속속 드러나면서 대한의사협회가 일단 현 체제를 즉각 중단하고 제도 개선을 먼저 해야 한다며 촉구하고 나섰다.
곳곳에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 부작용 위험이 있는 전문약이 버젓이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고, AI를 동원해 비대면 진료에 나서는 업체까지 등장하고 있다.
의협은 특히 비대면 AI 진료를 하고 있는 민간업체를 고발키로 하고 28일 안산단원경찰서에 고발장까지 제출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시범사업으로 하고 있는 비대면진료 전면 허용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라며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대면진료 원칙 하에 보조적 수단으로만 운영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올해 2월 의대정원 일방적 확대로 생긴 의료공백을 메우겠다며 제한적으로 시행하던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을 전면 허용했다.
이후 비대면진료의 부작용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상황. 비대면진료 온라인 플랫폼들은 SNS, 인플루언서 등을 활용해 비대면진료 홍보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초진으로 탈모, 다이어트, 여드름 등 미용 관련 비급여 부분의 진료 유도에 따라 전문의약품도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다.
의협은 "주사형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는 제조사가 흔한 부작용으로 담석, 탈모, 소화불량 등을 제시하고 있고 드물게 췌장염 같은 치명적인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어 신중한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이라며 "비대면진료 전면 허용으로 사실상 환자가 아닌 소비자가 전문약을 손쉽게 취득해 남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특히 AI를 활용해 비대면진료를 하고 있는 업체에 주목했다. 해당 업체는 처방자료를 학습한 AI 채팅으로 이용자와 문답 형식으로 질환을 진단하고 사용자의 선택에 따라 처방전을 발행하는 방식으로 의료행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면진료 대상 여부 확인 없이 단순 메신저만으로 환자를 진단하고 마약류 및 향정신성의약품을 처방할 뿐만 아니라 진료비까지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이 업체의 대표자는 의료인도 아니었다.
의협은 "비대면 AI 진료로는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처방전을 받을 수 있어 무분별한 의약품 오남용이 우려된다"라며 "해당 업체와 대표의 처방전 작성 및 교부 생위는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에 해당하기에 수사기관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을 우려해 의약계는 이미 올해 초 탈모, 여드름, 비만약을 포함해 비대면진료 처방 제한을 요구한 바 있다. 정부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으나 여지껏 묵묵부답이다.
의협은 "비대면진료가 초래하고 있는 의료시장의 왜곡과 무차별적 처방으로 인한 국민 건강 폐해를 막기 위해 환자 상태를 엄격히 파악해 처방되어야 할 의약품에 대해 비대면진료 처방을 제한해야 한다"라며 "온라인 플랫폼 업체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해 의료시장을 교란하는 요인에 대한 대책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