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당 대표 취임 100일 맞아 "겨울 오기 전 의정갈등 풀어야"
민주당 "전공의 설득 안 되면, 문제 해결에 큰 도움 안 돼"
여당이 교육부 의대생 휴학 승인을 계기로, 여야의정협의체 출범에 힘을 쏟고 있는 가운데, 참여 여부를 밝히지 않은 야당에 입장 표명을 요구하며 참여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의료계에선 의학회와 KAMC 두 단체만이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협의체 출범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는 30일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국민의 건강을 정략적으로 볼모 삼아서는 안 된다"며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에 대한 입장을 직접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동훈 대표는 "지난 100일 가장 많이 얘기하고 힘을 준 건 여야의정협의체 등 의료상황 해결에 관한 것이었다"며 의료대란 해결을 가장 중요한 민생으로 꼽았다.
민주당에 대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가장 먼저 언급한 민주당이, 이제 와서 '시기상조다'라고 하는 것은 민생을 포기하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외면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건강을 정략적으로 볼모 삼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추위가 찾아오면 의료수요가 폭증해 의료 '파국'이 올 것이라면서 "여·야·의·정을 통해 의정갈등을 풀고 의료공백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에도 더 많은 단체가 참여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어제 정부가 의대생의 휴학 승인을 대학 자율에 맡기겠다며 전향적인 입장을 냈다. 겨울이 오고 있다.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는 의료단체가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여야의정협의체 성사 자체보단 의료대란 해결에 초점을 두는 모습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선 의료계 당사자 참여를 끌어내야하고, 이를 위해선 2025학년도 정원도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 26일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담을 열고, 전공의 참여를 위한 설득에 나섰지만 참여를 끌어내진 못했다.
박단 위원장은 회담 직후 SNS를 통해 "여야의정협의체 참여할 생각 없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는 지속 소통할 예정임을 밝혔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장은 2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적어도 논의 테이블에 올려서 논의하겠다. 이래야 상대방이 들어오는 거다. '절대 논의할 수 없다'거나 '논의는 하지만 불가능하다' 이러면 아예 논의 테이블이 안 열린다"며 "마치 민주당이 여당인 것 같다. 정부도 설득하고 의료단체도 설득한다"고 비판했다.
전공의 단체가 설득되지 않는다면 여·야·의·정 협의체에 합류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의에 "상황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지금 단계에서 민주당도 들어갔다. 나머지 의료계 단체 결정해, 결단해. 이게 과연 문제 해결에 지금 당장 큰 도움이 될까?"라면서 "누군가는 계속 말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교육부의 의대생 자율 휴학 승인으로, 의료대란의 책임이 끝났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고도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29일 브리핑에서 "애초에 제적 위기 등 모든 혼란이 윤석열 정부의 고집불통으로 초래된 일이라는 점에서 만시지탄이다. 여전히 의대 정원이라는 큰 산도 남아 있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2025년도 의대 정원은 논의 불가라는 아집을 그만 버려야 한다. 이제 근본적인 입장 전환이 필요합니다. 당면한 문제의 해결을 위한 대화의 시간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