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자 없는 협의체 비판…여의정협의체 우선 출범 가능성도
이재명 "내년 정원 이미 끝났단 태도론 문제 해결할 수 없어"
교육부가 의대생 휴학 승인을 대학 자율 판단에 맡기기로 결정하면서, 국회와 정부, 의료계 일부 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 출범이 빠르면 이번주 안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야당의 경우 참여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야당을 제외한 '여의정협의체' 출범 가능성도 언급된다.
교육부는 29일 의료계 등 사회 각계의 의견을 반영해 의대생의 개인적 사유에 의한 휴학신청은 대학 자율 판단에 따라 승인한다고 밝혔다.
의대생 휴학 승인은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 여야의정협의체 참여 조건이었던 만큼, 두 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가 우선 출범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KAMC는 29일 환영 입장문을 밝히면서 "휴학 승인이 이루어짐에 따라 여야의정이 함께 참여해 의료 현안 해결을 위한 대화가 시작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대한의학회도 같은날 입장문에서 "협의체가 의료계의 시급한 현안을 논의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라며, 참여의 원칙으로 제시한 현안들에 대한 실질적인 해법이 마련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면서 협의체 참여 의사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여당은 여야의정협의체에 당력을 집중하겠다며 협의체 출범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한지아 수석대변인은 29일 "정부의 대승적 결단을 존중한다. 학생들의 대규모 유급·제적 위기로 인한 의료체계 붕괴를 막고 국민의 건강을 지켜내기 위한 용기 있는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여야의정협의체가 빠른 시일 내에 출범할 필요가 있다"면서 "야당도 정치적 이해관계는 잠시 접어두고, 협의체에 하루속히 참여해 상생의 해법을 함께 찾아 나서야 한다"고 야당 차원의 참여를 압박했다.
다만 야당의 경우, 의료대란 해결의 열쇠로 꼽히는 '전공의' 대표 단체와 의료계 대표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여전히 협의체 참여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을 짚어, 협의체 출범이 사태 해결에 큰 역할을 하기 어려울 거란 지적을 이어왔다.
2025년 의대 정원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해야 한다는 전제가 없다면, 의료계를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도 지속 제기하고 있다.
출범 자체에만 의미를 둔 '보여주기식' 정책에 그쳐선 안 된다는 비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8개월을 훌쩍 넘은 의료대란 사태가 악화일로다. 일부 의사단체들이 참여하기로 한 여야의정협의체 출범도 난항"이라면서 여야의정협의체가 '일부' 의사 단체의 참여임을 강조했다.
"곧 얼마 안 있어 의료 시스템의 전면적 붕괴가 예상된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어떤 의제는 말할 수 없다', '내년 정원은 이미 끝났다', '그 이야기를 하려면 대화하지 않겠다', 이런 태도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사람이 만든 문제는 사람들의 능력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이른 때"라고 꼬집었다.
실제 이재명 대표는 지난 26일 박단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과 회담을 열고, 전공의 참여를 위한 노력을 공식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박단 비대위원장은 해당 회담에서도 '2025년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를 포함한 전공의 7대 요구안에 대해,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협의체 출범 이후에도, 의료사태 당사자 전공의와의 대화가 어려울 수 있다는 얘기다.
박단 위원장은 회담 직후 SNS를 통해 "여야의정협의체 참여할 생각 없다"면서 더불어민주당과는 지속 소통할 예정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