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F "전쟁 겪는 레바논 아이들 정신건강 위기 직면"

MSF "전쟁 겪는 레바논 아이들 정신건강 위기 직면"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11.0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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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의사회, 레바논 실향민 대상 정신건강 지원 확대
전쟁 트라우마 극복 위한 헬프라인 개설 의료접근성 개선
성인도 끊임없는 폭력 위협 속 압도감·트라우마에 시달려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가 레바논 베이루트 아자리에(Azarieh) 피난처에 머물고 있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지원활동을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국경없는의사회]
국경없는의사회 활동가가 지난 10월 레바논 베이루트 아자리에(Azarieh) 피난처에 머물고 있는 아동들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사진제공=국경없는의사회]

국경없는의사회(MSF)가 레바논 집단 피난처에 머무는 주민들의 의료 및 정신건강 지원에 나섰다. 

국경없는의사회는 "폭력이나 파괴를 목격하는 경험은 특히 아동의 심리적·정신적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헬프라인 개설 등 정신적 외상 관련 증상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레바논 당국에 따르면 전쟁이 고조되며 발생한 전체 실향민 수는 약 120만명이다. 현지 보건 당국은 전쟁 격화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레바논에서 2300명 이상 사망했으며 1만 1100명이 넘는 부상자가 발생했다.

레바논 전역의 수많은 아동은 강제로 집을 떠나고 학업 중단과 친구들과의 이별을 경험하며, 식량과 안식처와 같은 기본적인 생필품도 구하지 못하는 등 전쟁의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베카(Bekaa)주 정신건강활동 책임자는 "많은 부모들이 자녀에게서 행동 문제, 가령 분노·공격성·기타 문제가 되는 행동들을 발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아동들의 안위가 더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한 것은 아동 뿐만이 아니다. 다수의 환자들은 끊임없는 폭력 위협으로 인해 압도감과 트라우마를 겪고 있으며, 미래에 대한 깊은 불안감에 노출된다. 실향 과정에서 가족의 사망 혹은 이별의 아픔은 환자들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며, 정신건강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레바논 전역의 이동진료실에서 심리적 응급처치와 심리교육을 제공하는 등 실향민들에게 1차 의료서비스와 정신건강 지원하고 있다. 또 정신건강 지원 확대를 위한 헬프라인을 개설해 실향민들이 임상 심리사들에게 원격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불안, 슬픔 등 정신적 외상 관리를 돕고 있다.

지원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처음에는 하루 5건이었던 헬프라인 전화 수신 건수도 하루 중 오후에만 80건까지 급증했다. 지난주까지 정신건강 관련 거의 300건에 달하는 전화가 접수됐고, 지난 몇 주간 집중됐다.

헬프라인은 의료서비스를 대면으로 받을 수 없거나, 격렬한 폭격과 이동 제한으로 이동이 어려운 레바논 남부 지역 주민들 지원에 활용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실향을 겪고 높은 교통비와 정신건강을 둘러싼 문화적 낙인으로 인해 의료지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 속 의료접근성 개선은 불안정한 시기에 매우 중요하다.

헬프라인에 전화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녀의 정신건강을 걱정하는 부모들로, 자녀의 행동 변화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다. 부모들은 자녀에게 무서운 폭탄과 총소리를 설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자녀를 안심시키기 위해 진실과 다르게 설명하기도 한다. 가령 총소리는 결혼식에서 축하의 의미로 쏘는 '축하 발포'라고 설명하는 방식이다. 

국경없는의사회 임상심리사들은 헬프라인을 통해 부모들이 자녀들과 솔직하게 소통하고 자녀들이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마련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이와 함께 이동진료팀은 10월 21일까지 약 5000명에게 심리적 응급처치 그룹 세션을 제공했으며, 450명 이상에게 정신건강 개별 세션을 제공했다. 환자들이 자신의 감정이나 고민을 표현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경청하거나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알려주는 등 심리적 응급처치를 제공하고 있다. 필수의료 및 정신건강 서비스를 제공외에도 매트리스, 위생 키트 등 필수 비식량 물품도 배급하고 있다.

이번 전쟁은 경제 위기 장기화로 인해 레바논 인구의 80% 이상이 빈곤에 빠지고 지원 수요가 긴급한 상황 속에서 발생했다. 공공 의료서비스는 미흡하고, 민간 의료서비스는 비용 증가로 점점 더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레바논 의료보건 분야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더욱이 레바논에는 150만 명의 시리아 주민과 20만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포함해 상당수 피난민들이 여러 차례 실향을 겪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레바논 국내실향민들을 대상으로 계속해서 지원 수요 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며, 전개 상황에 따라 최대한 포괄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서 파트너 단체 및 병원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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