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들, 대통령실에 대학 학칙 왜곡 중단 촉구 성명
의평원 '최종 불인증 결정' 유예 두는 법령 개정도 반대
의대교수들이 "학칙상 내년 1학기에 의대생들이 의무적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언급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의평원이 기준 미달 판정을 받은 의대에 대해 최종 불인증 결정을 하기 전 1년 이상 보완할 시간을 준다는 교육부 법령 개정에도 반발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일과 3일 공동으로 보도자료를 내고, 대학 학사 운영의 자율성과 의평원 시행령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지난달 29일 브리핑에서 "이번에 개인적 사유라고 판단해 처리하면 24학년도 1·2학기가 휴학으로 처리되는데, 그러면 25학년도 1학기 복귀가 의무화 된다"고 말했다.
전의교협·전의비는 "사실과 다르다"며 대부분 의대가 '1회 2학기 이내'라는 내용을 학칙에 명시하고 있지만, 이는 한번에 신청하는 학기 수를 명시한 것으로, 추가 휴학신청을 통해 짧게는 2학기, 길게는 10학기까지 휴학을 인정하고 있음을 짚었다.
대부분의 의대 학칙상 1회 휴학 한도가 2학기일뿐, 2개 학기를 초과해 연속으로 휴학하는 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난 6일 교육부가 '의대학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 대책'을 발표하면서 연속 휴학 기간 제한, 즉 2개 학기 초과 연속 휴학 제한 규정을 학칙에 추가하라고 언급한 것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두 단체는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의도적으로 학칙을 왜곡했거나 팩트를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현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므로 더 이상 개입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분명히 했다.
"교수들은 사태가 해결되어 학생들이 교실로 복귀하고 학업에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이 속히 마련되기를 바란다"며 "교육부나 대통령실은 더 이상 휴학 등 파생적인 이슈에 매달릴 것이 아니라 2025년도 의대모집인원 재조정 등 근본적인 사태 해결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가 지난 9월 25일 입법 예고한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해당 개정령안은 11월 4일까지 의견 수렴 중이다.
해당 개정안은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으로부터 기준 미달 판정을 받은 의대에 대해 최종 불인증 결정에 앞서 1년 이상 보완할 시간을 주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의학회, 전의교협, 전의비, KAMC 등 의료계에서도 한 목소리로 위 개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사자인 의평원 역시 의평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훼손하는 시행령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전의교협·전의비는 "한마디로 의평원 무력화 시도다. 무모한 의대증원으로 인해 발생할 의학교육의 질적 저하를 무시한 채 정부의 잘못된 조치들을 땜질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하며 "상위법인 고등교육법의 기본 취지인 교육의 질 유지에 반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교육부는 즉시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