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내년에는 "복귀한다" vs "안 돌아간다"

의대생, 내년에는 "복귀한다" vs "안 돌아간다"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11.04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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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협 꿈틀, 학년 대표까지 참여하는 '확대 대표자 총회' 예고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 "돌아가지 않을 것 확신한다" 메시지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전국 주요 의과대학이 속속 학생들의 휴학 신청을 승인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학기가 다시 다가오면서 이를 바라보는 정부와 학생들의 시각에 간극이 생기는 모습이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내년 3월에는 학생들이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정작 학생들은 회의적인 분위기다. 특히 남학생들은 이미 적지 않은 숫자가 군 입대를 앞두고 있는 상황.

교육부는 최근 의대생의 휴학을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승인할 수 있도록 하는 '학사 운영 안내' 공문을 일괄 발송했다. 학생 개인적 사유 휴학에 대해 대학은 자율적 판단에 따라 승인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인제대 등이 학생 휴학 승인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교육부는 학칙을 내세우며 의대생의 1년 휴학이 어렵기 때문에 내년에는 복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취임 2주년 언론 인터뷰에서 아예 "내년에는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의협신문
의대협은 15일 오전 확대전체학생대표자총회 개최를 예고했다. ⓒ의협신문

의대생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1년 더 휴학 선택할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남학생들은 이미 상당수가 군입대를 신청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충청권 A의대 예과 2학년 학생은 "한 학년 정원의 25%가 군대를 갈 예정"이라며 "의대를 졸업한 후 군의관이나 공보의로 38개월을 다녀와야 하는데 이번 사태로 3년을 쉬는 것과 별반 다를 것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도 남학생 사이에서는 학생일 때 군대를 먼저 빨리 다녀오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는데 이번 사태가 그 분위기를 가속화 시켰다"고 덧붙엿다.

충청권 B의대 학생도 "바뀌는 게 없는데 돌아가는 게 맞나하는 회의감은 계속 있다"라며 "내년에도 휴학한다면 군대에 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교육위원회)이 교육부에게 받은 '전국 국·사립 의대 군 휴학 허가 인원' 자료를 보면 9월 23일 기준, 37개 의대에서 1059명이 군 휴학 허가를 받았다. 군 휴학 의대생은 2021년 116명, 2022년 138명, 지난해 162명인 것과 비교했을 때 이번 의대정원 증원 사태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전라권 B의대 본과 4학년 학생은 "상황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학생들 사이에서도 1년 더 휴학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라고 분위기를 전하면서도 "지루한 상황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지만 다 같이 돌아가지 않으면 의미 없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자 의대생을 대표하는 조직도 엄중하게 움직이는 모습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도 오는 15일 오전 '확대전체학생대표자총회'를 열기로 하고 3일 공유했다. 각 의대 학생회장에다 학년별 대표자까지 참석하는 회의다. 전국 의대가 40개라는 점을 감안해 단순 계산해봐도 그 규모는 280명에 달한다.

ⓒ의협신문
ⓒ의협신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4일 아예 개인 SNS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통계청 자료를 내세웠다. 15~35세 대졸자 중 휴학 경험자는 절반에 가까운 약 49%이고 이들의 평균 휴학 기간은 24개월이라는 점을 짚었다. 졸업 후 첫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14개월이었다.

박 위원장은 "대략 3년 정도의 공백이 있는데 우리는 향후 40~50년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라며 "당면한 2년이 그렇게 엄청난 타격인지 의문이다. 학생들은 이미 군대로 대거 빠져나가고 있고 그들은 이미 계산을 끝냈다. 의대에서는 흔치 않던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각 대학은 19% 지지율의 대통령과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라며 "실패한 권력의 눈치를 보며 7500명 교육이 가능하다고 국민을 기만할 게 아니라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함을 시인하고 지금이라도 학교별 모집 중단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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