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전증협회 창립 50주년…남인순·인요한 의원 "법안 통과에 최선"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이 편견 없이 함께 누리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한국뇌전증협회는 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열고, 뇌전증 인식 개선과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정책계발에 앞장서온 지난 시간의 의미를 되새겼다. 또 국가 차원에서 뇌전증 관련 정책을 주도하는 '뇌전증관리지원법' 제정의 당위성도 짚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흥동 한국뇌전증협회장, 허균 명예회장(효자병원 진료원장),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 채수안 대한뇌전증학회장(중앙의대 교수·중앙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병인 명지병원 신경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김흥동 한국뇌전증협회장은 "뇌전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37만명의 환자들은 아직도 자신이 뇌전증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부끄러워한다. 사회에서도 아직까지 질병으로 인해 많은 차별을 받고 있다"라면서 "한국뇌전증협회는 이런 사회적 차별을 없애고 환자와 가족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하겠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뇌전증 관리지원법'을 통과시키고자 노력했지만, 힘이 부족했던 것 같다"라면서 "이번 국회에서는 여야가 노력해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인요한 의원도 "이 법안은 여야가 나뉠 필요가 없다"라며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적극 힘을 싣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의 과도한 전기적 신호에 의해 발병하는 질환으로 국내에 37만 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장기간의 유병 기간과 집중적인 돌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의료적, 경제적, 심리적 어려움이 적지 않다.
뇌전증 환자는 질병의 특성상 발작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 경제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사회적 편견과 낙인이 매우 심해 교육, 취업, 대인관계 등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데도 많은 차별과 제약을 받고 있다.
국가가 뇌전증의 예방, 진료 표준화 및 연구와 뇌전증 환자에 대한 지원, 인식개선 및 차별 방지 등에 관한 정책을 종합적으로 수립·시행함으로써 뇌전증으로 인한 개인적 고통과 피해 및 사회적 부담을 감소시킬 수 있는 '뇌전증 관리지원법' 제정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지난 2019년 처음으로 '뇌전증 관리 및 뇌전증 환자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이후, 2020년 12월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 등 22명, 2021년 9월에는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 등 11명이 발의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지만, 국회 회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이번 국회에서도 뇌전증 관리지원법 발의가 추진되고 있다.
한국뇌전증협회는 뇌전증 환자의 무료진료 모임이었던 <장미회>를 모태로 설립됐다. 지난 1965년 미국 로빈슨 선교사와 당시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였던 박종철 원장(박종철신경정신과의원)이 뇌전증 환자들의 무료 진료를 처음 시작하면서 모임 이름을 <장미회>로 정했다. 점차 진료 인원이 많아지고, 무료 진료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됨에 따라, 모임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1974년 <사단법인 장미회>를 발족했다. 이후 2014년, 법인 이름을 <사단법인 한국뇌전증협회>로 변경해 현재까지 뇌전증 인식개선과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정책계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