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박인터뷰] 김택우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장
25년 동안 비대위·시도의사회 등 다양한 경험 강점
"올바르다고 생각한 뜻, 흔들림 없이 소신껏 밀어붙이는 게 투쟁력"
올해 2월, 갑작스럽게 대한의사협회장이 사퇴하면서 의협은 정부의 일방적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회장의 빈자리는 김택우 강원특별자치도의사회장이 채웠다. 당시 42대 회장 선거와도 맞물리면서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한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의 결정이다.
김택우 회장은 약 3개월 동안 50여명 규모의 비대위를 이끌며 전 직역을 하나로 규합하는 존재감을 보였다. 전공의의 집단행동을 교사했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고, 면허정지 3개월이라는 행정처분을 받기도 했다. 새 집행부 출범 후 비대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나서도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대표를 맡으며 시도의사회를 아울렀다. 전공의, 의대생과 연대도 끈끈하게 이어갔다.
그러자 의료계 내부에서는 김택우 회장 의지와는 별개로 차기 의협 회장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전망은 생각보다 빨리 현실로 다가왔다. 의협 회장이 불신임 되면서 당장 내년 1월 초 회장 보궐선거가 이뤄지게 된 것.
김택우 회장(60·경상의대·외과)은 보궐선거에 나서기로 마음먹고 지난 18일 추천서를 받아 가면서 회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 했다. 올해 초 경험했던 3개월의 비대위원장 경험은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 중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김 회장은 [의협신문]과의 통화에서 "올해 초 비대위를 이끌면서 현 의료사태를 해결하려고 나름 노력했지만 매듭짓지 못한 데 대한 책임감이 있다"라며 "새 집행부 출범 후에도 6개월 정도는 어떻게 보면 가장 귀중한 시기인데 놓쳤다는 아쉬움이 있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의료대란을 모두 힘을 합쳐서 빠르게 해결하는 것"이라며 "그다음은 전공의와 의대생이 늘 중심에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들이 왜 나갈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가 명백하다. 우리는 그걸 같이 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실 그는 동료들 사이에서 '프로' 비대위원장이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그의 비대위원장 경험은 올해 초가 처음이 아니다. 간호법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의협 의료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 강원도의사회 비상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등 비대위 경험이 풍부하다.
김 회장은 "온건하다, 투쟁성이 없다는 목소리가 있는 것을 안다"라며 "삭발, 단식은 투쟁의 한 방법인데 이런 방식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외부적으로 표출하는 방식이고 어떤 뜻이 올바르다고 생각하면 흔들림 없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소신껏 밀어붙이는 게 투쟁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전 직역을 아울러서 갈 수 있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라며 "비대위원장도 구속 수감까지 각오하고 맡은 것이었다"고 전했다.
수십 년간 의사회에 몸을 담고 일해 온 회무 경험도 김택우 회장의 자신감 중 하나다. "25년 동안 하루도 의사회 회무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고 자신할 정도로 그는 지역 및 중앙 의사회에서 재무이사, 총무이사, 감사, 회장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회무를 이어가고 있다.
김 회장은 "의협이 앞으로 미래에 어떻게 가야 할지에 방향성은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고 본다"라며 "경험과 소통, 친화력 등을 토대로 회무를 잘 집행해 나가겠다는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동안 의협은 회장의 독단적 회무, 일방적 회무 때문에 지역의사회와 소통이 많이 부재했다"라며 "소통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밑바닥부터 느꼈던 사람이기 때문에 회장을 흔들어야 하는 존재로 바라보는 회무 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현재 의협은 14만 의사를 대표할 수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의협 수장을 봤을 때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내부적으로도 의사로서 격이 있어야 한다"라며 "전공의와 의대생, 각 지역 및 교수 등 전체 직역의 뜻을 한곳으로 모아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대표성을 가진 의협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