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종양내과학회, 유튜브 암 컨텐츠 적정성 분석 결과 공개
암 다루는 유튜브 광고홍보 컨텐츠 포함 땐 신뢰성 떨어져
암 관련 유튜브 콘텐츠 가운데 열 중 셋 이상 '광고홍보성'
내년 학회 창립 20주년…"암 환자와 함께 한 20년 돌아볼 것"
암을 다루는 유튜브 영상 가운데 광고홍보성 컨텐츠를 포함할 수록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암 관련 유튜브 시청 때 홍보성 내용인지를 비판적으로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제7회 '항암치료의 날'을 맞아 간담회을 열고, 유튜브 채널의 암 컨텐츠에 대한 적정성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박준오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사장(성균관의대 교수·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은 "이번 유튜브 암 콘텐츠 분석은 암 환자들에게 적정한 정보가 전달되고 있는지, 어떻게 하면 적정한 정보를 찾을 수 있을지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기회였다. 환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접하는 것은 치료 결과나 본인의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중대한 문제"라면서 "앞으로도 암 환자들에게 적절한 치료와 정보 제공을 통해 건강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적정성 분석은 한국어로 제작된 암 관련 유튜브 영상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일반인 대상 설문조사를 거쳐 선정된 암 관련 주요 키워드 10개(재활·통합·극복·완치·관리·증상·이유·예방·항암제·효과)가 포함된 콘텐츠를 선정했다.
키워드별 상위 노출 영상 50개씩을 수집했으며, 중복된 영상을 제외한 총 491개 콘텐츠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암 관련 콘텐츠 10건 중 3건 이상(34.8%)은 광고홍보성 콘텐츠로 나타났다.
특히 한방 및 요양병원, 중소 규모 개인병원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경우 채널 수는 적었지만, 대형병원이나 정부, 공공기관, 환자단체에서 운영하는 채널보다 광고홍보성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한방·요양병원 관련 콘텐츠의 85.7%, 중소 개인병원 콘텐츠의 89.9%가 광고홍보성 컨텐츠를 담고 있었다.
구독자 수 기준으로 10만 이하인 채널은 광고홍보성 내용이 콘텐츠에 포함될 확률이 53.5%로, 10만∼100만 채널(34.7%)이나 100만 이상(4.5%) 채널에 비해 높았다.
또 특정 채널에서만 동영상을 반복 시청할 경우 광고홍보성 내용의 노출 빈도가 더 높아졌다.
이밖에 ▲출연 인물의 소속이 불분명하거나 중소 개인병원인 경우 ▲콘텐츠 내용이 진단·증상과 관련된 경우 ▲암환자의 식이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을 처방으로 제시하는 채널 역시 광고홍보성 콘텐츠에 노출될 확률이 높았다.
유튜브는 헬스 컨텐츠 신뢰도 증진을 위해 의료전문가가 운영하는 채널에 '보건정보패널' 인증 라벨을 부여한다.
전체 컨텐츠 가운데 보건정보패널 컨텐츠는 38.1%를 차지했다. 보건정보패널 콘텐츠에는 암 관련 주요 키워드 10개 중 '통합'이 포함된 비율(82.0%)이 다른 9개 키워드에 비해 눈에 띄게 높았다. 비 보건정보패널 콘텐츠에는 '효과'(86.7%), '예방'(80.9%), '극복'(70.0%)' 등의 키워드가 많이 포함됐다.
유튜브 채널 암 컨텐츠 적정성 분석 결과를 발표한 최원영 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국립암센터 희귀암클리닉)은 "많은 암 환자들이 암에 대한 두려움이나 막막함으로 인해 암 관련 양질의 정보에 대한 수요가 높고, 유튜브 채널을 많이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의학 정보를 찾을 때는 특히 광고홍보성 내용인지 비판적으로 생각해봐야 한다. 암을 진료하고 있는 종양내과 의료진이 출연한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찾아보는 방법도 적정한 정보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암 관련 유튜브 영상 중 광고홍보성 컨텐츠 확률이 높은 사례에는 어떤게 있을까. .
먼저 출연진이 암 전문가가 아니거나 소속이 불분명할 경우, 식이·생활습관 개선을 소재로 다룰 경우, 진단·증상 중심으로 내용을 구성하는 경우, 구독자 수가 적은 경우, 보건정보패널이 아닌 경우 등이다.
이 사례 자체로 공신력을 보증하지는 않지만, 광고홍보성 컨텐츠가 포함될 경우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암 전문가들은 자신의 소속을 밝히고 해당 치료분야에 한정해 내용을 구성한다. 자신의 치료 분야 외에 모든 암에 대한 전문가인냥 행동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다.
종양내과학회는 공신력 있는 채널로 ▲대한종양내과학회 KSMO TV '그 암이 알고 싶다' ▲한국혈액암협회(KBDCA) ▲국가암정보센터 유튜브 등을 추천했다.
이상철 종양내과학회 홍보위원장(순천향대천안병원 종양혈액내과)는 "종양내과학회에서 운영하는 KSMO TV '그 암이 알고 싶다'는 모든 암을 대상으로 영상 컨텐츠를 제작한다. 주기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암 관련 컨텐츠 제공하고 있다"라면서 "학회에서 추천하는 3개 채널은 지속적으로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희귀암 관련 영상은 조회수가 몇백회에 그치지만 이 또한 학회의 역할이다. 일반 암 관련 채널과는 다른 방향성을 갖고 환자에게 필요한 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KSMO TV '그 암이 알고 싶다' 컨텐츠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관계자들에게도 호평 받았다. 내년 중 이뤄지는 ASCO 홈페이지 개편 때 '그 암이 알고 싶다' 컨텐츠가 실릴 예정이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내년에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지난 2005년 한국임상암학회로 첫 발을 뗀 후 2017년 대한종양내과학회로 국문 학회명을 변경했으며, 2018년에는 영문학회명을 바꿨다.
2019년 시작한 국제학술대회는 5년의 짧은 시간에도 규모나 질적인 면에서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해마다 9월 열리는 국제학술대회는 코로나 팬데믹 과정을 거쳤음에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는 50개국에서 2000여명이 참석했으며, 아시아권 중심 학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암정밀의료 선도를 위한 암정밀의료사업단 발족, 항암치료 대국민 인식 개선 활동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내년에는 '환자를 위해, 모두와 함께…20년의 동행, 함께 여는 암 치료의 미래'를 주제로 20주년 기념 행사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