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약품, 비만신약 상용화 앞당긴 이유?

미약품, 비만신약 상용화 앞당긴 이유?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11.2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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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하반기 목표…"위고비 수준 체중 감량+심장·신장 보호 효능"
기존 GLP-1 계열 위장 부작용 개선…"차별화된 글로벌 경쟁력 자신"
평택 스마트플랜트서 생산…안정적 공급·경제적 약가·약물 접근성 제고

미약품이 독자 기술로 개발한 GLP-1 비만 신약의 상용화 시점을 대폭 앞당기면서 '퀀텀 리프'(비약적 도약)를 향한다.

미약품은 비만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출시 일정을 당초 계획보다 앞당긴 2026년 하반기로 설정하고, 국내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의 대형 블록버스터 품목으로 성장시키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임상 3상 환자 모집이 성공적으로 완료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과체중 및 1단계 비만 환자에 최적화된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이 비만 신약은 위고비 수준의 체중 감량 효과뿐만 아니라,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중에서 가장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 보호 효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의료진과 환자들이 수입 비만약에 의존하지 않도록 '제약 주권'을 확고히 확립하는 동시에,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토대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기존 GLP-1 계열 비만 치료제는 위장관계 이상 반응이 주요 부작용으로 꼽힌다. 이 약물들은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높여 체중 감량을 돕지만, 위장관 운동에 영향을 미쳐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부작용은 보통 약물 사용 초기나 용량 증가 단계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며, 일부 환자에서는 증상이 악화돼 약물 복용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독자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체내에서 약물이 서서히 방출되는 'Slow Absorption 방식'을 통해 위장관계 부작용을 크게 개선해 분명한 차별점을 지닌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우수한 체중감소 및 혈당조절 효과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GLP-1 계열 약물 중 가장 우수한 심혈관 및 신장보호 효능 가능성까지 확인했다.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IF:176.1), <써큘레이션>(IF:39.9) 등 다수의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약 40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글로벌 심혈관계 안정성 연구(CVOT)에서 주요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 사건 발생 위험도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키며 혁신성을 입증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와 디지털 치료제를 결합한 형태의 '국내 1호 디지털 융합의약품'도 개발하고 있다. 비만 치료제 사용시 환자들의 라이프 스타일 및 투약 안전성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만큼, 환자 개개인의 목표에 맞춰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 비만 관리 솔루션을 제공토록 설계됐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최첨단 바이오의약품 전용 공장 '평택 스마트플랜트'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세계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는 수입 제품과 달리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며, 보다 경제적 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어 비만 환자들의 약물 접근성과 지속성을 대폭 높일 수 있다.

미약품은 올해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 선두주자인 에페글레나타이드의 혁신을 이어갈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와 '신개념 비만치료제'를 글로벌 학회에서 잇따라 발표하며 비만치료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span class='searchWord'>미약</span>품의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
미약품의 H.O.P(Hanmi Obesity Pipeline) 프로젝트.

지난해 9월 본격 가동한 'H.O.P'는 비만 치료 전주기적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핵심 프로젝트다.

H.O.P의 두 번째 라인업인 차세대 비만치료 삼중작용제(LA-GLP/GIP/GCG, 코드명 : HM15275)는 근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비만대사 수술(bariatric surgery) 수준의 25% 이상 체중 감량 효과가 기대되며, 부수적으로 다양한 대사성 질환에도 효력을 볼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재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2025년 하반기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 번째 라인업인 '신개념 비만치료제'(HM17321)는 최근 미국비만학회(Obesity Week)에서 근육 증가와 체중 감량이 동시에 가능한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으로 개발될 잠재력을 확인했으며, 단독 및 병용요법 모두에서 차별화된 경쟁력도 입증했다. HM17321은 2025년 하반기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차세대 약물전달 기술력 기반의 저분자 경구제, 마이크로 니들 패치, 흡입형 분말제 등 비만 환자에 보다 친화적인 제형을 개발하고 있다. 각 제형은 환자의 치료 편의성과 순응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약품은 비만대사와 항암, 희귀질환 분야에서 국내 제약사 중 최다 규모인 30여개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하며 '신약개발 전문 제약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신규 모달리티인 mRNA와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표적 단백질 분해(TPD),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다양한 분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며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미약품의 R&D 투자 규모는 2021년 1615억원, 2022년 1779억원, 2023년 2050억원, 2024년 23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매출액 대비 13% 이상을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R&D 인력은 2021년 554명에서 2022년 584명, 2023년 627명, 2024년 675명으로, 각 분야 전문성을 갖춘 연구원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신약 개발에 대한 뚜렷한 철학과 깊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미만이 잘 할 수 있고 해낼 수 있는 고유의 분야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라며 "창조적 힘과 혁신적 R&D 역량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을 선도하고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조속히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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