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수호 후보 "의대정원 2000명 늘려도, 필수 의사 안늘어난다"

주수호 후보 "의대정원 2000명 늘려도, 필수 의사 안늘어난다"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4.12.1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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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대증원 정책 허구성 강조..."내년 정원 못 무른다" 정부 주장 직격

ⓒ의협신문
주수호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후보(기호 3번) ⓒ의협신문

주수호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후보(기호 3번)가 정부의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주정의 허구성을 재차 강조했다. 탄핵정국에도 내년 의대정원 조정은 불가하다는 정부를 정면 겨냥한 것이다.

주 후보는 19일 입장문을 통해 "의대정원 2천명을 늘려도 병원에서 의사를 고용할 수 없는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주 후보는 "의사들이 비급여 때문에 수익에만 눈이 멀어 동네 병의원으로 몰려들면서 상급병원에 필수의사가 부족하게 되었다고 선동을 했지만, 실상은 상급병원들이 더 이상 의사를 고용할 여력도 이유도 없어 병원에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동네의원으로 밀려났다는 것이 더 타당한 주장"이라고 짚었다.

"전문의로 살기 위해서 혹독한 수련과정을 견뎌냈지만 채용해주는 곳이 없어 동네의원까지 내려왔고, 동네의원에 있으니 본인 전문과 환자가 없어 일부러 전문과 간판을 떼는 경우마저 속출하고 있다. 그렇게 간판을 뗀 전문의 수가 현재 9천여명에 달한다"고 밝힌 주 후보는 "자기 전문과를 버리는 전문의가 차고 넘치는 나라에서, 필수과 붕괴의 원인이 의사 수가 부족해서라고 하니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중환자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일반병상을 줄이면, 병원은 그에 맞춰 의사 인력을 확충하는 것이 아니라 축소하는 것이 당연지사라는 얘기다. 

주 후보는 "일방병상을 줄이면 병원 입장에서는 의사 추가 고용은커녕 기존 의사들도 내보내야 수지가 맞게 된다. 정부가 중증환자 치료 수가를 지금보다 몇 배로 올려주지 않으면 전문의들은 더욱 더 많은 수가 동네의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여기에 의대정원 증원을 통해 더 많은 의사가 배출되면, 의료 시스템의 대혼란은 피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정된 자원이지만 무엇보다 먼저 필수의료에 우선해서 자원을 투자했으면 오늘날과 같은 필수의료 부족현상도 애초에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꼬집은 주 후보는 "아무런 준비 없이 의사부터 일단 늘려놓고 뒤늦게 의료개혁 방안을 만들겠다고 하는 앞뒤 없고 무능력한 무대포 정부"라고 정부의 태도의 비판했다.

의대정원 2천명을 늘려도 병원에서 의사를 고용할 수 없는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의료기관이 외래 진료만으로 운영되면 local clinic(동네의원)이라고 부른다. 겉보기 규모가 커진다고 그 본질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이에 반해 병원급 의료기관은 외래보다 입원 환자 진료를 통해 수익을 더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병원급 의료기관이 의사를 추가로 채용하려면 환자를 입원시킬 병상이 어느 정도 확보되어야 한다. 더 이상 빈 병상 없이 재원률 100%에 육박하도록 해서 병원이 무리 없이 가동되면, 병원은 추가로 의사를 채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지난 5년(2018~2022)간 상급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95.6%에 달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70%대 후반을 보였던 상급병원의 병상 가동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서 이제는 일년내내 빈 병상이 거의 없는 상태가 되었다. 이러한 통계는 상급병원이 더 이상 의사를 고용할 여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의사를 추가로 고용해도 병상이 없어서 입원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니 병원의 입장에서는 의사를 추가 고용할 이유가 없어진다.

서울대 의료관리학 교실의 교수를 하다가 국회의원이 된 사람이 의사들이 비급여 때문에 수익에만 눈이 멀어 동네 병의원으로 몰려들면서 상급병원에 필수의사가 부족하게 되었다고 선동을 했지만, 실상은 상급병원들이 더 이상 의사를 고용할 여력도 이유도 없어 병원에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동네의원으로 밀려났다는 것이 더 타당한 주장이다.

대부분 상급병원에서 수련 받고 전문의가 된 의사들은 전문의가 되고 나서는 상급병원에서 채용을 해주지 않으니 시스템의 하부 구조로 밀려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전문의로 살기 위해서 혹독한 수련과정을 견뎌냈지만 채용해주는 곳이 없어 동네의원까지 내려왔고, 동네의원에 있으니 본인 전문과 환자가 없어 일부러 전문과 간판을 떼는 경우가 속출하게 되었다. 그렇게 간판을 뗀 전문의 수가 현재 9천여명에 달한다. 이렇게 자기 전문과를 버리는 전문의가 차고 넘치는 나라에서, 필수과 붕괴의 원인이 의사 수가 부족해서라고 하니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병상이 가득차서 돌아가는 상급병원의 중증진료 비중은 50%대로 알려져 있다. 전체 입원환자의 절반이 비중중, 즉 경증환자라는 말이다. 1,2차 의료기관에서 치료하지 못하는 중증환자들은 이송 과정을 거쳐 상급병원에 모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 최상위에 포진한 상급병원들이 중증환자로 병상을 50%밖에 채우지 못하는 비정상적인 현실의 원인은 어찌 보면 간단하다. 상급병원 병상을 다 채울만큼의 중증 환자가 없거나 중증 환자 발생 수를 초과할 정도로 상급병원의 병상수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부 정책의 모순점이 드러난다. 정부는 분명히 필수의료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의대정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을 위해 비중증환자가 이용하는 일반병상 5~15%를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도 중증환자 수에 비해 병상수가 과잉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데, 이걸 사실대로 말하면 의대정원 증원의 명분이 사라지니 감추는 것이다. 그리고는 결국 중증환자 수는 늘지 않을 테니 전체 환자 중 중증환자 비율만 증가시켜 무언가 크게 바꾼 것처럼 눈속임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반 병상이 줄어들면, 병원들 입장에서는 의사 추가 고용은커녕 기존 의사들도 내보내야 수지가 맞게 된다. 즉, 정부가 중증환자 치료 수가를 지금보다 몇 배로 올려주지 않으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을 통해 전문의들은 더욱 더 많은 수가 동네의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부의 계획을 보면, 제대로 된 비용을 지불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여기에 의대정원 증원을 통해 더 많은 의사가 배출되면, 의료 시스템의 대혼란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건강보험이라는 한정된 자원을 무한 자원처럼 퍼 주기로 일관한 것은 바로 정부였다. 급여 범위를 정할 때 의학적 효과, 비용효율성, 삶의 질의 향상 정도 등을 평가해서 우선 순위가 높은 질병부터 자원을 먼저 투여하며 한정된 자원을 알뜰히 사용해도 부족할 판에 의학적 효과도 불분명한 한방 첩약부터 온갖 것을 다 공보험에 쓸어 담아 재정을 파탄 낸 것도 정부였다. 한정된 자원이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필수의료에 우선해서 자원을 투자했으면 오늘날과 같은 필수의료 부족현상도 애초에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병원들이 자발적으로 중증 환자 병상을 늘리고, 의사를 추가 고용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었다면 지금의 필수의료 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의사부터 일단 늘려놓고 뒤늦게 의료개혁 방안을 만들겠다고 하는 앞뒤 없고 무능력한 무대포 정부를 상대해야 하는 의사들의 처지가 불쌍할 지경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의사들이 포기하고 속절없이 당하기만 해서는 안된다. 의사가 전문가로서 존중받고 환자도 행복한 세상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힘을 모으고 지혜를 모으면 이 보다 더한 난국도 돌파할 수 있다.

또다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눈앞의 작은 이익에 급급해서 불구덩이 지옥의 늪에 빠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이번에 우리가 물러서면 다시는 되돌릴 수가 없다. 물러서봤자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총액계약제라는 지옥불이다.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고, 힘을 합쳐 난국을 돌파해야 한다. 우리는 의사다. 의사는 하나이고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

2024년 12월 19일

제43대 대한의사협회장 후보
기호 3번 주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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